나는
세상 살면서 오다가다 만나는 많고 많은 건축자재들 중에서
산화되어 색깔이 변하거나 부식되어 거기에 새로운 그림이 그려진 양철 지붕이나 벽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뛴다.
어릴적 초가집이나 낡은 기와집을 주로 보던 나에게
새 양철판의 깨끗하고 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던 것같다.
그런 부담감을 안고 바라보던 반짝이던 어릴 적 양철지붕이
세월이 흐른 뒤에 그 반짝임도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색깔로 변한 것이 내가 좋아하는 색깔들이라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처럼 편안하고 반가워 내 가슴은 뛴다.
대부분의 양철 자재는 빨리 부식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람들은 페인트를 칠해보지만
양철은 흐르는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양철의 표면에
자연은 어느 화가도 흉내내지 못 할 그림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