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자연이 그린 그림

양철에 그린 그림

렌즈로 보는 세상 2009. 9. 14. 21:31

나는

세상 살면서 오다가다 만나는 많고 많은 건축자재들 중에서

산화되어 색깔이 변하거나 부식되어 거기에 새로운 그림이 그려진 양철 지붕이나 벽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뛴다. 

 

어릴적 초가집이나 낡은 기와집을 주로 보던 나에게

새 양철판의  깨끗하고 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던 것같다.

그런 부담감을 안고 바라보던 반짝이던 어릴 적 양철지붕이

세월이 흐른 뒤에 그 반짝임도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색깔로 변한 것이 내가 좋아하는 색깔들이라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처럼 편안하고 반가워 내 가슴은 뛴다.

대부분의 양철 자재는 빨리 부식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람들은 페인트를 칠해보지만

양철은 흐르는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양철의 표면에

 자연은 어느 화가도 흉내내지 못 할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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