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454

안동의 큰 제사(불천위-영구히 제사를 지내는 훌륭한 선조 신위) 준비 과정

다시 추석이 되었습니다. 명절을 지내는 것이 점점 힘이 들어집니다. 직장을 다니는 젊은 며니리들은 조상 모시는 걸 신경 쓸 틈이 없고 나이 든 시어머니들은 기력이 딸려 차례준비가 힘들어집니다. 그런 형편을 잘 아는지 이번 추석에는성균관에서 이 나왔습니다. 가장 힘든 일인 전 부칠 일이 없는 전 없는 과일과 떡, 채소를 위주로한 9가지 음식을 올리는 상입니다. 이런 방법을 써서라도 전통을 유지했으면 하는 유교 관계자들의 생각이 들어간 상차림이지만 나이 60후반인 제 친구들은 아랫대에 제사는 물려주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있으니 이 방법도 얼마나 갈 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시기에 예전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올리면서 추억에 젖어봅니다. 학봉(김성일)종가에서는 제사상에 송구송편(소나무껍질로 만든 떡)과 안동 마..

매화가 필 때면

모처럼 한가한 주말 오후에 행궁을 걸었다. 아름다운 매화가 행궁을 배경으로 웃고 있다. 그 꽃그늘 아래 연인들의 사랑이야기도 아름답다. 이렇게 매화가 필 때면 안동에서 전해오는 성리학을 집대성한 대학자와 관기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은 매화(梅花)를 끔찍이도 사랑했대요. 그래서 매화를 노래한 시가 1백수가 넘는대요. 이렇게 놀랄 만큼 큰 집념으로 매화를 사랑한데는 이유가 있었어요. 바로 단양군수 시절에 만났던 관기(官妓) 두향(杜香) 때문이었지요. 퇴계 선생이 단양군수로 부임한 것은 48세 때였고 두향이는 18살 때였어요. 두향은 첫눈에 퇴계 선생에게 반했지만 처신이 풀 먹인 안동포처럼 빳빳했던 퇴계 선생은 당시 부인과 아들을 잇달아 잃고 홀로 부임하였으니 그 ..

다시 보는 안동의 큰 제사(불천위.향사 )

모든 이웃님들 설 명절 잘 보내시고 일상으로 돌아오셨겠지요. 올해도 건강하시고 만복이 가득하시길 빌며 전에 올렸던 안동의 큰 제사 지내는 모습을 조금 보충해서 올립니다. 분정판도 붙이고 진설도 끝났다. 창홀(제사 진행자)의 홀기를 따라 본격적인 제사가 시작된다. 그 시작은 사당에 모셔두었던 신위를 모시고 제청으로 오는 것에서 부터이다. 사당에 출주(신주를 모시고 제청으로 나오는 것)를 하겠다고 고하는 제관들 사당에 향을 피우고 절을 한 후에 신위를 모시고 나온다. 이 때 제관들은 신을 신지 않고 맨발로 한다. 그 싯점부터가 제사를 지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위를 제청으로 모시고 제사를 진행한다. 제사의 절차는 행강신례(行降神禮), 행초헌례(行初獻禮), 행아헌례(行亞獻禮), 행종헌례(行終獻禮), 행유식..

안동의 큰 제사(불천위-영구히 제사를 지내는 훌륭한 선조 신위) 준비 과정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인 설날이 다가옵니다. 이제 나이가 드니 일하는 것이 겁도 나지만 오래 전에 찍어두었던 안동의 큰제사 준비과정을 보면서 다시 앞치마를 둘러야겠습니다. 학봉(김성일)종가에서는 제사상에 송구송편(소나무껍질로 만든 떡)과 안동 마를 꼭 올린다, 송구는 물이 오른 봄날에 남자들이 벗겨 놓아서 말렸다가 불려서 쓴다. 마는 생마를 쓰는데 학봉 선생이 임진왜란에 나가셔서 속병이 났을 때 마를 잡수시고 고쳐서 제사에 꼭 올리는 음식이다. 제수 장보기는 대부분의 종가에서 남자들의 몫이다. 싱싱한 생선을 고르는 광산김씨 군자리 제관들. 제사를 지내러 종가로 모여드는 제관들 . 손에 든 가방에는 제복인 도포가 들었다. 제관들이 모여드니 음식을 준비하는 안어른들의 손놀림도 바빠진다. 떡을 만드는 손 끝에 ..

죽방렴 멸치 떼를 만나러 갔다가 굴 캐는 아낙네만 만났네요

남해 지족해협의 죽방렴( 좁은 바다의 물목에 대나무로 만든 그물을 세워서 물고기를 잡는 일, 또는 그 그물)을 만나러 갔다. 물때를 이용하여 고기가 안으로 들어오면 가두었다가 필요한 만큼 건지는 재래식 멸치잡이 죽방렴, 그물을 들어 올리면 은빛 멸치 떼가 팔딱거리는 모습을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