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겨울 조 병 화 침묵이다. 침묵과 침묵으로 이어지는 세월 세월 위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지나가면서 적막한 노래를 부른다. 듣는 사람도 없는 세월 위에 노래만 남아 쌓인다. 남아 쌓인 노래 위에 눈이 내린다. 내린 눈은, 기쁨과 슬픔, 인간이 살다 간 자리를 하얗게 덮는다. 덮은 눈 속에.. 일상/좋은 글 2019.01.07
길 --김 기 림 며칠 전 수원 선경도서관 <감동과 울림의 명작 읽기>에서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를 읽었습니다. 소설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난 후의 젊은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이어져오던 이성이나 전통, 종교관이 전쟁으로 인해 무너진 젊은이들이 길을 잃고 방황을 하.. 일상/좋은 글 2018.11.26
이런 맛에 선경도서관 행 겨울의 끝자락 어느 날부터 파아란 하늘이 그렇게도 그리웠다. 그런데 여름이 시작하고 어느 날부터인가 맑고 구름 둥둥 떠다니는 푸른 하늘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런 하늘이 예쁘다는 생각보다는 오늘 하루가 무진장 덥겠다는 생각에 그 하늘이 얄밉기까지 하다. 그런 .. 일상/좋은 글 2018.08.13
기도 부모가 되면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도 기쁜 일인데 자식이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성취하는 것 같이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성실하고 인품 훌륭한 우리 사위 D H, 자네가 원하는 바를 이루길 바라며 지극히 속된 기도를 하네. 일상/좋은 글 2018.06.28
나는 남을 위해 작은 희생이라도 했는가? 팔달산을 오르다보면 곳곳에 눈에 띄는 시설들이 있다. 분명 행정기관에서 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사람의 손길이 간 것들이다. 그런 것을 볼 때면 미소가 번지면서 그 일을 한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산허리에 있는 작은 쉼터에는 죽은 나무를 이용해 만든 간이 의자가 있다. 산을 오.. 일상/좋은 글 2018.06.21
특별한 제주여행 오름 트레킹 가이드북 '오름 오름' 얼마 전 뉴스에서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서면 성산, 구좌지역 오름 10여개가 파괴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블로그 이웃 썬님의 포스팅에서 자주 보던 아름다운 제주의 오름들이 파괴되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훼손.. 일상/좋은 글 2018.06.18
수리산 신록예찬 주말 오후 햇살이 따스하다. 집에만 있는 것이 답답하다. 우리는 사과 하나, 오이 하나, 물 한 통씩을 챙겨 가까운 곳에 있는 수리산으로 향했다. 수리산은 입구부터 연록의 가로수가 우릴 반긴다. 기분 좋다. 숨을 할딱거리며 오르는 수리산 슬기봉으로 가는 길은 다양한 녹색의 잎들이 .. 일상/좋은 글 2018.04.23
우리도 담쟁이덩굴처럼 살 수 없을까? 우리도 담쟁이덩굴처럼 살 수 없을까? 사진을 하는 나는 자연의 모습을 담는 걸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이른 봄 새싹이 돋을 때의 담쟁이덩굴을 담는 걸 좋아한다. 담쟁이덩굴은 이리저리 얼기설기 엉겨 자라지만 남의 자리를 탐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새순을 틔운다. 그런 .. 일상/좋은 글 2018.02.19
꽃 - 김춘수 늦은 나이에 사진을 시작하고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체계적으로 사진 공부를 하고 싶어서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그 때 만난 흑백 사진에 깊이 빠져들었다. 현상작업도 재미있었지만 이미지가 살살 올라오는 인화작업은 환상적인 기쁨이었다. 그래서 밤 새는 줄도 모르고 작업을 했다. .. 일상/좋은 글 2017.06.02
저녁밥 - 이성선 수원화성을 따라 오르는 팔달산 길은 꿈틀거리는 성벽에 취해있다가 보면 빼꼼히 고개 내미는 아이들이 있다. 마치 나도 좀 봐주고 가라는 듯이 말이다. 이런 예쁜 녀석들이 있기에 화성을 따라 걷는 길은 어느 날 어느 때에 걸어도 심심하지 않다. 나는 오늘도 개망초, 인동초꽃, 애기똥.. 일상/좋은 글 2017.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