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시

'생각하는 사람'을 만났지만 . . . .

렌즈로 보는 세상 2010. 5. 13. 23:40

어제는 '생각하는 사람'으로 유명한  로댕의 작품들을 만나러 서소문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았다.

가슴 뛰며 들른 미술관에서 로댕의 그 불끈불끈한 근육들이 마치 살아있는 사람인 듯한 작품들을 만났지만

 '실내 촬영금지' 라 사진으로 담아올 수 없어 너무너무 아쉬웠다.

 

이미지는 없지만 이번  로댕전을 전시총감독의 글을 빌리면

 Introduction

예술적 사명감이 투철하고 자신의 창작능력을 믿는 모든 예술가들은 신이 그러했던 것처럼 스스로를 세상을 만드는 사람,

새로운 형태의 창조자이자 조물주로 여기곤 한다. 로댕이 바로 그러했다.


로댕은 자신의 손으로 조각의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냈다.

미술사학자 앙리 포시용(Henri Focillon)은 저서

<<손의 찬미>>에서 “예술은 손으로 이루어진다”라고 했으며 “손은 창작의 도구인 동시에 무엇보다 지식의 기관”이라고 했다.

 손이 우주를 변화시키고 변형시키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술가로서의 로댕의 손은 어떤 손 인가.

 그의 손은 이천 년이 넘게 변화를 모르고 지속되어 온 조각의 역사를 바꾼 예술가의 손이다.

로댕의 손은 그 이전에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자연 그대로의 인간이자 새로운 인간의 형상을 창조해낸 손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내면적 실체를 거침없이 표출하여 생동하는 인체를 창조해낸 위대한 손이다.

 

그의 손을 통해 일그러진 영웅의 모습뿐 만 아니라 지옥에서 신음하고 고통 받는 인체의 온갖 형상들,

 사랑에 빠진 환희에 찬 연인의 모습과 사랑으로 고통 받는 인체의 뒤틀린 모습,

생동하는 인체의 역동적인 모습 나아가 위대한 사상가의 웅대한 형상까지 인간의 온갖 형태가 적나라하게 만들어졌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면 로댕은 신이 창조한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조각에서만큼은 재창조한 또 하나의 신의 손일 것이다.

국내최초로 열리는 이번 로댕 회고전은 로댕예술을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해외에서 열리는 사상 최대규모의 전시다.

로댕예술의 시기별 걸작들이 총망라되고 있으며 조각가 로댕 뿐만 아니라 뛰어난 데생화가 로댕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드로잉을 포함

모두 180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들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전시제목을 지칭하는 작품 <신의 손>이다.

1903년에 제작된 이 대리석 작품은 1919년 파리 로댕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단 한번도 미술관 외부로 나간 적이 없는 작품으로

90년 만에 처음 외부반출을 하면서 한국 대중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작품이다.

 

오른손에 아담과 이브를 움켜쥐고 있는 이 작품은

조물주를 상징하는 동시에 조각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 로댕 자신의 손을 은유적으로 암시하는 대리석 조각의 걸작이다.

이와 함께 전시되는 <악마의 손> 또한 첫 외부 반출되는 작품이다.

 

 로댕은 위대한 조각가이다. 무엇이 그를 위대한 예술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로댕 예술의 특징적인 요소와 진수를 모아 심층적이고 흥미롭게 구성한 이번 전시를 통해 이 위대한 조각가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감동과 전율이 말해 줄 것이다.

아마 다시는 볼 수 없는 로댕 예술의 모든 것이 이 번 전시에 함축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희로애락에 젖은 인간의 수많은 얼굴들이 로댕의 작품에 담겨져 있다

 <지옥문>으로부터 <깔레의 시민>, <아담>과 <이브>, <우골리노>, <도망가는 사랑>, <영원한 우상>, <댄스>, <입맞춤>, <다나이드>, <까미유 클로델>, <발자크> 그리고 <빅토르 위고>에 이르기까지 로댕의 손이 빚어낸 모든 인간의 형상들은 조각작품으로 함축된 실존적 인간의 얼굴이며 인류의 모습 그 자체이다.

이들은 각양각색의 표정과 감정을 담아 인간의 삶에 내재하는 사랑과 고통과 사고와 명상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

생각하는 사람         지옥문        깔레의 시민        입 맞춤         신의 손
본 전시는 로댕에 의해 창조된 다양한 인간의 얼굴과 인체의 형상을 통해 로댕 예술에 대한 심층적 학습과 이해의 장을 열고자 했으며

나아가 시대를 뛰어넘는 인간의 실체적 진실을 조형화하는 작업에 혼신을 다한 위대한 손의 유산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무엇인지를 돌아 볼 수 있는 "생각하는 사람"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러간 서울시립미술관 앞마당과 오솔길에는 제7회 미술관 봄나들이

"환상의 동화"전이 열리고 있었다.

 

"환상의 동화"전은 입체 조형물이 가지는 물질적 에너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꿩대신 닭이라더니 로댕대신 환상의 세계이다. 

미술관 진입로는  따사로운 햇살 만큼이나 화사한 꽃들이 만발했고 로댕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분주했다

왼쪽 귀퉁이에 최종희작가의 "mirror in the mirror"가 조금보이네요

 오른쪽으로 난 오솔길 진입로는 잠깐 호젓한 데이트를 해도 좋을 듯 하고요

 안동사람이라 이 표지석이 눈에 뛰네요. 퇴계선생이 성균관대사성을 하실  때 이곳에 사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드네요

이송준 작가의  "Fat man" 과  "Little man" 

양태근 작가의 "터 -생명 0906"

김지민 작가의 "attention" 

김민형의 "또각또각 - 하이힐이 말이돼?"

 

 노해율의 "General move -wind"

 김정명의 " 머리- 만화"

 변시재의  "Present box"

권남득의 "꽃폭탄" 

 

미술관을 다녀오면서

따스한 오월의 주말

 가족들과 어디 야외로 멀리 나가는 것도 좋지만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눈높이에 맞춰볼 수 있는 이런 전시관을 다니는 것도 뜻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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