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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연정사

렌즈로 보는 세상 2011. 5. 17. 23:43

모처럼 안동나들이에서 서애 류성룡선생이 말년에 기거하던 옥연정사를 다녀왔다.

평소 마음이 어지러울 때 한 번씩 찾아가

고즈넉한 툇마루에 걸터앉아  하염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마음 추스리고 돌아오던 옥연정사는

오늘도 잔잔한 미소로  찾는이를 반긴다.

 

안동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휘돌아 흘러가는 낙동강 건너편을 바라다보면 깍아지른 듯한 아름다운 절벽 부용대가 보이고

부용대 오른쪽과 왼쪽에 그림같은 한옥이 보인다.

그 그림같은 한옥 중에 부용대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옥연정사이다.

 

옥연정사는

서애 류성룡이 선조 19년 1586년에 지은 것이다.

조용히 거처할 곳으로 부용대 기슭에 터를 잡은 후 재력이 부족하여 짓지 못하다가,

승려 탄홍이 건축을 주관하고 물자를 지원해주어 10년에 걸쳐 완성하였다.

이 곳은 서애 류성룡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난 후 임진왜란에 대해 기록한 징비록을(국보 제 132호)을 쓴 곳으로

하회를 휘감아 흐르는 강물이 이곳에 이르러 깊어지는데,

깨끗하고 맑은 물빛이 옥과 같다고 하여 정사의 이름을 옥연정사라 지었다고 한다.

 

옥연정사는

대가족의 살림집과 사당이 있는 종택과는 다른 서애선생만의 학문과 만남을 위한 독립 공간이다.

대문에 안채, 사랑채, 별당까지 갖출 것은 다 갖췄으나 대 재상을 지낸 권세가의 가옥답지 않게

이 지역 민가의 기본인 도투마리(베를 짜기 위해 실을 감아놓는 기구)형으로 소박하게 지었다.

옥연정에서 부용대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내려다본 옥연정 건물들

맨 앞이 옥연서당, 가운데가 원락재, 그 뒤가  완심재, 맨 뒤는 문간채이다.

 

옥연정사의 정문격인 간죽문 너머로 건물들이 보인다

문 이름을 간죽문이라 지은 것을 보면 옛날에는 마당에 대나무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옥연서당'이란 편액이 붙어있는 서애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서당채

마루를 가운데로 하고 오른쪽 방문 위에는 세심재란 현판이, 왼쪽 방문 위에는 감록헌이란 현판이 붙어있다.

감록헌(瞰綠軒)은

왕희지의

'우러러 푸른 하늘을 보며 아래론 푸른 물구비 바라보네'라는

시어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세심재(洗心齋)는

'여기에 마음을 두어 만에 하나라도 이루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고

주역계사편 중

의혹종사어사 이서기만일이(意或從事於斯 以庶幾萬一爾)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옥연서당 마루

측면에서 본 옥연서당 

문 하나 기둥하나도 건축미를 생각고 지었음을 알 수 있다.

 

 

 

원락재와 완심재

원락재(遠樂齋)

논어의 '이른바 먼 곳으로부터 벗이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有朋이 自遠方來하니 不亦樂乎)라는 뜻에서 따온 것이다.

원락재 현판이 걸려있는 마루의 벽과 천정의 조형미가 아름답다.

옥연서당 뒤에서 바라본 원락재

원락재 방안에서 바라본 뜰안의 소나무

서애선생은 이 방에서 기거하며 징비록을 쓰셨다.

옥연정사 안마당의 마치  용틀임하는 것처럼 보이는 소나무

서애선생이 63세 때에 산에서 옮겨 심은 것이다.

 

 

 소나무 너머로 보이는 완심재

옥연정사의 살림공간이다.

 

                                                              완심재 현판                                                                                        옥연서당과 원락재가 있는 공간에서 완심재 공간으로 넘어가는 문 

 

 

 

               

대문채 대문틀 아랫부분

약간 굽은 나무를 써서 문을 넘나드는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옥연정 문간채

 어떤 집을 갔을 때 주인의 살뜰함이 묻어나면 괜히 기분이 좋다.

이번에 옥연정을 방문했을 때 그런 기분 제대로 맛보았다.

장작을 저렇게 가지런히 쌓아놓았다가

한옥체험을 하러오는 사람들에게 군불을 지펴준다.

오른쪽은 짚으로 만든 바구니 같은 것은 우편함이다.

 

옥연정 대문 밖  마당에 있는 자판기

지금 집을 지키는 사람의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과 알뜰함이 돋보이는 곳이다.

 

 

간죽문을 나서면 옥연과 하회마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비가 온 뒤라 옥연의 모습은 간 곳이 없고 흙탕물만 흐른다.

 

 

옥연정사는 지금 고택체험 숙박도 한다

관리인의 철저한 관리와 아름다운 풍광으로 입소문이 나서

주말과 방학이나 휴가철에는 일찍 예약을 해야 쉬어갈 수 있다.

 

 

옥연서당 방안이 깔끔하다

 

 

옥연서당 마루와 한지 바른 방문

 

이런 운치 있는 방과 마루가 있는 고택,

서애선생이 징비록을 쓴 집에서의 하룻밤은

우리의 심신을 깨끗하게 씻어줄 것이다.

 

옥연정사 홈페이지

http://www.hahoehou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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