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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암정사

렌즈로 보는 세상 2011. 5. 24. 23:54

우리나라는 전국의 경관이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이면 어디든 정자 하나 쯤은 앉아있다.

하회마을에도 그런 아름다운 정자가 많이 있지만

하회마을에서 건너다 보이는 부용대 쪽에 있는 두 정자,

겸암정과 옥연정은 전국의 어느 정자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을 만큼 수려한 경관과 어울린 아름다운 자태를 가지고 있다.

 

지난 번에 갔던 옥연정사보다 윗쪽,

마을에서 건너다보면 부용대 왼쪽에 보이는 고요하고 멋진 정자가 겸암정사이다.

 

겸암정사는 조선 중기의 문신 겸암 류운룡 선생이 세운 곳으로 선생이 제자를 길렀던 그 당시의 서당 역할을 하였던 곳이다.

 

겸암 선생은 서애 류성룡선생의 형님이다 .

겸암선생은 서애선생의 실질적인 후원자로 서애선생이 관직에 나가 열심히 일 할 수 있게 뒷바라지를 하신 분이다.

 

겸암정사는 안채와 일자형의 누정인 사랑채로 구성되어있다.

안채 쪽은 전형적인 살림집의 형태를 갖추고 있고 외형적으로 기역자로 꺽어진 구조이다.

바깥채는 서당 역할을 하였던 곳으로 일자형으로 이곳을 보통 겸암정사라고 한다.

바깥채는 정면4칸, 측면 2칸으로 앞쪽에서 보면 왼쪽 한칸이 방이고

오른쪽 한칸도 방이지만 뒤쪽에 방을 마련하여 앞쪽에서는 대청 마루가 3칸이다.

정면에 걸려있는 겸암정이라는 현판은 유운룡 선생의 스승인 퇴계 이황이 쓴 글씨로 선생이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기와집이 겸암정이고 왼쪽에 보이는 기역자 모양의 기와집이 안채이다

 

겸암정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겸암정사로 걸어가다 보면

서애선생이 쓴 시비가 있다

 

시비를 지나 작은 마당에서 본 겸암정사

 

안채 건물에서 유일하게 담 밖에서 보이는 누마루

겸암정강수계 현판이 보인다

내용은

강도수덕(講道修德:도리를 강론하고 덕을 닦는다), 강신수의(講信修義:믿음을 강론하고 의리를 닦는다),

강척수의(講戚修誼:친족의 도리를 강론하고 우의를 닦는다)이다.

안채로 들어가는 문에서 바라 본 안채 마루

저기 보이는 흰색의 줄 두개는 연세드신 어른들이 쉽게 마루를 오를 수 있게 하기 위한  집주인의 배려이다

 

허수료란 편액이 걸려있는

안채의 기둥이 둥글다.

궁궐이나 절에서 주로 쓰던 두리기둥을 살림집에 쓴 것이 특이하다.

 

 

 겸암정 현판

퇴계선생이 제자를 위해 써 준 글씨이다.

겸암선생은 15세에 퇴계문하에 들어가 애제자가 되었고

29세 때인 1567년에 이 정사를 지었다.

 

퇴계선생은

겸손한 군자는 스스로  자기 몸을 낮춘다는 뜻이 담긴 ‘겸암정(謙菴亭)’이라는 현판을 써주며

‘그대가 새 집을 잘 지었다는데(聞君構得新齋好),

가서 같이 앉고 싶지만 그러하지 못해 아쉽네(欲去同牀恨未如)’라는 편지글을 적어주기도 하였다.

 

겸암정이란 이름은  산수 좋고 풍치가 아름다운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심신을 단련하는 정자를 뜻하고

겸암정사란 이름은 학문연구와 제자 교육을 담당하는  서당을 뜻한다.

겸암정사는 두 가지를 적절히 수행했던 공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겸암정은 이렇게 누각 형식의 정자이다

여기도 역시 두리기둥을 썼다

 

겸암정 누마루 밑

 

겸암정 위에서 유유히 흘러가는 낙동강을 바라보는 느낌은 일품이다

 

겸암정 방안에 걸려있는 갓                                                                   겸암정 마루 천정의 겸암정사 현판

 

겸암정의 양쪽방에 걸린 현판들 

 암수재(闇修齋:조용히 닦는 곳)                                             강습재(講習齋:강설하고 익히는 곳)

 

겸암정에 걸려있는 퇴계선생과 권호문선생, 서애선생의 시판

 

 

洛上河猥擅勝名(낙상하외천승명)

낙동강 상류 하외마을 이름난 승지인데,

公曾於此占鷗盟(공증어차점구맹)
공은 진작 이곳에서 자연과 벗 했었지,

幾年遊宦우歸夢(기년유환우귀몽)
벼슬살이 ?p해동안 돌아갈꿈 꾸었으니,

他日丹靑感烈英(타일단청감열영)
훗날 청사에 빛나는얼굴 뭇사람 생각나리,

滿意烟波常在目(만의연파상재목)
가득한 물안개는 언제나 눈에삼삼,

一毫榮진可忘청(일호영진가망청)
추호도 영욕이야 쉽사리 잊으리라,

因君起我江源興(인군기아강원흥)
그대 로 인하여 강호의 흥 절로 일어나니,

欲진春風返舊정(욕진춘풍반구정)
봄바람 따라 고향으로 얼른 돌아 가고파.

퇴계선생시를 초당  류영일 옮김

 

 

겸암정, 오래된 누정에서   바둑으로  풍류를 즐기시는 어른들

신선이 따로 없다.

 

겸암정에서  후원으로 통하는 문

 

겸암정의 아름다움은 정자의 아름다움에 더해  

이 고즈넉한 후원이 한 몫을 한다.

오솔길과 강 쪽 낭떠러지의 경계가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한 것이

이 오솔길 후원의 아름다움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 후원을 거니는 것은 사시사철 어느 때라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

 

후원에서 바라 본 하회마을 만송정

겸암선생 살아계실 때도

하회마을에서 강을 건너 겸암정으로 올라 올 때

이곳에서 허리 펴고 지금처럼 바라보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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