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가족사진

고슴도치가 따로 없는 할미가 되었어요.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2. 16. 07:00

 

한 달이 넘게 블로그를 비우고

외손녀 사랑에 푹 빠졌다가 돌아왔어요.

그동안 주인 없는 집을 방문해주신 이웃님들 고마워요.

 

할머니가 되면 손주들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는 말이

어쩜 그렇게 딱 맞는 말인지 겪어보고야 절실히 느꼈어요.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것인데도

그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이쁜지요.

 

쉬를 하고 나서 우는 것도 귀엽고

큰 것을 보고나서도 치우는 동안에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도 귀엽고

목욕을 시켜도 울지 않고 즐거워 하는 모습도 귀엽고

엄마젖을 실컷 먹고 쌔근거리며 자는 것도 귀엽고

입을 아래 위로 크게 벌리고 하는 하품도 얼마나 귀여운지

모든 게 귀엽기 그지 없으니 고슴도치가 따로 없네요.

 


 

 

 

큰아이가 아기를 가지고 나서 하는 말이

"아빠가 아이를 날마다 볼 수 있게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우리 사위는 직업 군인이기 때문에 요즈음 젊은 아빠들처럼 조리원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가 없다.)

솔직히 부담스러웠어요.

 

딸네 집에 가서 기거를 한다는 것도 부담스럽고

그일을 하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사진 찍으러 다니는 일도 할 수 없게도 되고요.

 

그러나 제가 위로 두 아이를 시댁에 살면서 낳아서 몸조리도 편안히 하지 못했고

엄마로서 아이들을 충분히 귀여워하는 것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늘 두 아이들에게 미안했어요.

그래서 이 기회에 엄마노릇 한 번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 먹고 딸의 조리를 하게 되었지요.

 

 

 

 

 

 

요즈음은 거의 대부분의 산모들이 일회용 기저귀를 쓰지만

그게 암만하면 내가 빨아주는 면으로 된 천 기저귀에 비할까 싶어

날마나 기저귀 빨고 딸 시중 들고

젖이 많이 나오게 사돈이 사다주신 자연산 미역 팍팍 문질러 씻어 미역국 끓이고

손녀도 이쁘다고 얼러주다 보니 한 달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고 지나갔네요.

 

 


 

 

 

모든이들의 축복 속에서 이세상에 온 지 이제 한 달 남짓한 우리 외손녀

앞으로 건강하고 착하고 아름답게 자라

주변 사람들과 큰 사랑 나누며 살기를 빌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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