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림이야기

크게 소리치고 싶은 욕망의 분출-제1회 운산미술제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6. 25. 06:42

 

 

광명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운산고등학교 학생들의 미술작품을 선보이는 '제1회 운산미술제'가 6.21(금)~6. 26(수)까지 열린답니다.

요즈음 고등학생들의 그림은 어떤지 궁금하여  어제 다녀왔습니다.

40여 년 전에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해도 그림이라면 정물 아니면 인물, 아니면 풍경이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수채화나 파스텔화로 말입니다.

그때의 그림들은 대체로 편안하고 평화로운 모습이 전부였던 걸로 기억하는 저는

40여 년의 시공간을  훌쩍 뛰어넘어서 만나는 고등학생들의 그림이 많이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전시된 그림들을 만나본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고등하교 다닐 때 그 느낌의 그림이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아크릴화와 유화가 주를 이룬 그림들은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욕심 때문일까요?

 색상에서 구도까지 강렬한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마치 요즈음 학생들이 공부에 얽매여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려는 것처럼

뭔가를 크게 소리치고 싶다는 몸부림으로 보였기 때문이지요.

 

 

 

전시실에는 그림이 빼곡하게 전시되어있다.

광명시혁신교육지원사업-향기 나는 문화예술교육의 일환으로 1학년 6~10반 학생들의 유화와 아크릴 작품 중 우수작 70여점과

방과 후 학교 미술반 사제동행 작품 25점,

제2회 운산미술대회 수상작 15점이 걸렸다.

 

 

 

 

 

 

유화, 아크릴화 작품 코너에는 미술 집중이수 수업을 통한 1학년 학생의 유화 및 아크릴화 작품을 전시했다.

다루기 힘든 유화와 아크릴화 재료의 성격과 특성을 배우고 자신의 가지고 있는 조형성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학생들의 미술적 감각과 자유로운 표현, 소재와 기법에서 그들만이 가지는 순수와 자유로움을 만날 수 있다.

 

 

 

 

방과후학교 미술반 사제동행전에는 스승과 제자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2012학년도에 개설된 운산고등학교의 방과후학교 미술반은 공교육의 활성화와 사교육비 경감 차원에서 출발했다.

미술대학을 진학하고자 하는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코너는 미술을 전공하려는 학생들과 선생님의 그림으로 꾸며진 공간이라

조금 수준도 높고 표현방법도 편안해진 것을 볼 수 있다.

 

 

 

 

운산미술대회 수상작 코너는

학생들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맨 왼쪽 작품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금의 그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그림이라 보는 약간 섬뜩했다.

밝은 앞날을 위해 지금은 십자가를 진 그들이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미감과 미의식을 일깨우며 정서함양에 기여하고자  이번 전시를 준비했답니다.

문화예술이 인격형성에 미치는 역활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이번 전시로 학생 개개인이 지닌 개성과 창의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이바지하고 자 했답니다.

앞으로 이 전시가 회를 거듭하여 회화, 디자인부문에 소질과 감각 발굴의 등용문이 되게 하며,

 운산고의 전통으로 뿌리 내리도록 돕겠답니다.

 

많은 고등학교들이 입시에 목을 맨 나머지 미술시간을 줄이고

설령 개설했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에 입시공부를 한다는 요즈음입니다.

그런 세태에 학생들의 올바른 인격형성을 위해 학교 측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

이런 자리도 없다면 입시지옥에 허덕이는 그들이 답답할 때

크게 소리칠 곳이 또 하나 줄어들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