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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봉사에서 내원암 가는 길, 이보다 더 상쾌한 길이 있을까?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6. 12. 06:28

 

 

 

지난 주말 친구들과 함께한 예천 여행은

상리면에 있는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는 일정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여고 동창생들 부부와

밤이 이슥해지는 줄도 모르고 술잔과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늦게 잠자리에 든 우리는

쾌적한 잠자리라 하룻밤만 묵고 오는 것이 아쉬웠지만 늦은 아침을 먹고  명봉사로 향했다.

 

 

우리가 명봉사로 향하는 주된 목적은 명봉사에서 내원암까지

전나무 우거진 숲길을 걷는데 있었다.

 

 

 

 

 

명봉사(鳴鳳寺)는 경상북도 예천군 상리면의 소백산자락에 위치한 절이다.

신라 헌강왕(875) 승려 두운(杜雲)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창건 당시 산 속에서 봉황이 울어서 명봉사로 명명했다는 설화가 있다.

그러나 17세기까지의 연혁은 전하지 않고,

이후 여러 차례 화재로 소실되어 중창한 기록이 있다.

울창한 숲과 깊은 산 속에 자리잡아 고요한 느낌을 준다.

명봉사는 예전에는 큰 건물에 승려도 다수 기거하는 대형 사찰이었다고 하나,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다시 지은 지금은 작고 아담한 규모이다.

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의 말사이다.

 

 

 

 

 

 

 

명봉사 경내에는 경상북도 유형뮨화재 제 187호인 문종대왕 태실비가 있다.

태실비가 이곳에 있다는 것은

문종의 태를 이곳 어디엔가 묻었다는 말이다.

임금의 태를 묻을 곳이라면 이곳이 터가 좋다는 말이다.

 

 

 

 

명봉사를 잠깐 둘러보고 우리는 원래의 목적지인 내원암으로 향했다.

 

 

 

 

 

 

 

 

 

 

 

 

여고를 졸업한 지 벌써 40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나름대로 성공을 한 우리 친구들

이제 다리가 아파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은 꿈도 못 꾼다.

이렇게 전나무와 단풍나무 우거진 숲길을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어릴 때 따먹었던 산딸기도 따먹고

까맣게 익은 오디를 보면 또 그냥 지나치지를 못한다.

어느 누구와 함께한 들 이렇게 편하게 행동할 수가 있을까?

오랜 우정을 나눈 여고동창생이 아니면....

 

 

 

 

 

 

 

 

'이보다 더 상쾌한 길이 있을까?'

싶어하며 다다른 내원암,

스님은 길손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으로 반겨주시고

우리는 잠시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해 이루어지고 그 결과도 인연이다.

그러므로 속세의 삶에 연연하지 말고 늘 평정심을 잃지 말자.'

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 좋은 친구들과 이런 만남을 가지는 것도 인연이고

이 아름답고 상쾌한 길을 걷는 것도 인연이다.

내가 지금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도 인연이고

내가 지금 호의호식하는 것도 인연이다.

그러니 늘 모든 인연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