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옛날 옛날에

그 때 그 시절에는.....

렌즈로 보는 세상 2014. 11. 7. 06:54

 

 

무서리가 내린 날이 엊그젠가 싶더니만

벌써 된서리도 내리고 들판의 농작물은 하나 둘 자취를 감춥니다.

길가 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가을 걷이와 김장 버무리는 풍경은

오랜만에 보는 어릴 적 풍경이었습니다.

들일은 하는 모습도,

김장을 버무리는 모습도,

사람들 북적이는 것이 정겨운 50여 년 전의

그 때 그 시절의 모습이라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지요.

 

 

 


 이 풍경은 금사면 전북리에서 본 풍경입니다.



제가 어릴 적 만해도 경운기나 그런 기계로 농사를 짓던 세월이 아니라

모든 농사일은 사람 손으로 했지요.

모를 심거나 베는 일,

보리밭에 풀을 뽑거나 타작을 하는 일도 모두 사람 손으로 다했지요.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품앗이가 이루어졌고

특히 수확의 계절인 가을에는 들판은 온통 사람들로 북적였지요.

 

 

 

 



예전에는 벼를 벤다거나 조를 베는 일

그럴 때 품앗이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작물을 거두어 들이는 것은 다 기계가 하고

오늘처럼 당근이나 고구마,

무, 배추 등을 거둬들일 때만 들판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 같습니다.

 

 

 

 



 당근을 담는 사람들이 젊은 남자들이 많은 반면에

무를 뽑는 사람들은 허리 구부러진 할머니들이 대부분입니다.

햇살 따사로운 오후라 그렇게 힘들어보이지는 않지만

쌀쌀한 아침에는 많이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이런 할머니들이 아니면 일손을 구할 수 없는 것이 농촌의 현실이지요.

그래도 예전 어매를 생각하면 그나마 할머니들이 걱정이 덜 되는 것은

엉덩이 방석이나 고무장갑을 끼고 일하시는 것이지요.

어매는 구부러진 허리에 맨손으로 모든 일을 했으니까요.

그래서 늘 손은 터서 거칠었거든요.

 

 

 

 

 

작업을 하는 밭 가운데에 세워둔 트럭에서는 아이들이 노래하고 춤춥니다.

제가 어릴 적 동생과 놀던 그런 모습입니다.

늘 보리쌀이나 좁쌀이 2/3이상 들어간 거친 밥을 먹다가

입에 착착 감기는 이밥(쌀밥)에다

새참으로 술빵이나 떡까지 먹었으니 노래는 절로 나오는 날이었지요.

 

이 아이들의 노래에 일하시던 어른들은

잠시 허리를 펴고

"잘한다!"

고 화답하며 손을 흔듭니다.

어른들이 일하시는데 아이들의 명랑한 노래는

예나 지금이나 비타민과 같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비록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힘이 들고

거둬들이는 주인은 싼 가격이 걱정이지만

햇살 따사로운 가을 오후에

추수를 하는 들판은 느긋해 보입니다.

 

 

 

 

이풍경은 영재골프연습장에서 본 풍경입니다.

 

 

 

 

 

영재골프연습장을 갔다가 김장하는 풍경을 만났습니다.

각자의 아파트에서 조금씩 하는 모습이 익숙한 내게

이웃이 함께 모여 김장하는 모습은

잊었던 제 어렸을 적 김장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 때는 그랬지요.

같은 동네에 살던 형제간이나 사촌 간에 모여 함께 김장을 했지요.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배추 손질에서 부터 절이기와 버무리기를 함께 했던

그 시절의 주인공들은 이미 고인이 된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의 주인공들도 구경하는 제게 김치를 먹어보라며

한 잎 뚝 떼서 양념에 버무려 줍니다.

김장하는 날 양념 냄새 솔솔 나는 김치의 추억을 남기고 가신 분들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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