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몸에 좋은 거친 음식

처음으로 만든 향긋한 등꽃차

렌즈로 보는 세상 2015. 5. 16. 11:59

 

 

 

 

우리 집 가까운 곳에 흰색 등꽃이 흐드러지게 핀 걸 보니

어릴 적 학교 갔다가 오는 길에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향긋한 보라색 등꽃이 생각났지요.

이제 등꽃을 따먹고 싶은 생각은 없고

등꽃의 향기는 느끼고 싶어

꽃차를 만들었네요.

 

 

 

 

 

흐드러지게 핀 흰색 등꽃 줄기를 훑어 한 바구니 따가지고 왔네요.

더 많이 따고 싶은 걸 어머님을 모시고 고향에 내려가야 하니

시간에 맞춰서 10분 정도 꽃을 땄지요.

 

 

 

 

 

따가지고 온 꽃을 어머님과 함께 손질을 했지요.

손질이라야 꽃대를 따내고 거미나 벌레 같은 불순물을 골라내는 것이지요.

어머님도 손질을 하시면서

"옛날에 보라색은 따먹어 봤지만 흰색 꽃은 처음본다.

아이고! 냄새도 좋다.

온 집이 향긋하다."

시며 즐겁게 손질을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아름다운 순백의 등나무꽃은

성질은 차고 맛은 시다.

열은 내리고 장을 윤택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몸에 열이 많아 대변이 건조하여 나타나는 변비에 좋다.

기운을 잘 소통시키는 효능이 있어

근육통, 관절염에 좋고 부인병에도 효고가 있다.

 

 

 

 

손질을 마친 등꽃은 식초를 한 방울 넣은 물에 행군 다음

흐르는 물로 깨끗하게 씻어서 바구니에 담아 물기를 쏘옥 뺐네요.

 

 

 

 

 

물기가 빠진 꽃을 흰 종이에 널어서 말렸네요.

이 때

'그늘에서 말려야 향기가 그대로 남아있다.'

네요.

그래서 거실 한 쪽에다가 널어두었지요.

 

 

 

 

 

그렇게 널어두고 어머님을 모셔다 드리고

사흘 만에 올라왔더니만 이렇게 바삭하게 말랐네요.

 

 

 

 

 

바삭하게 말랐지만

그래도 병에 넣어두면 혹시라도 변질이 될까봐

뚜껑을 닫고 햇살에 살짝 더 말려 보관했지요.

 

 

 

 

 

 

이제 꽃이 다 말랐으니 얼른 물을 끓여 차로 우려내어 보네요.

뜨거운 물에 넣었더니 꽃잎이 금방 확 펴지면서 향긋한 냄새가 나네요.

한 잔씩 타서 먹어도 좋지만

물을 많이 끓여 꽃을 듬뿍 넣어서 식수로 먹어도 좋겠네요.

이런 방법으로 어릴 적 즐겨 따먹던

등꽃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