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은 날씨가 참 좋다.
어쩌다가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이 있지만 대부분은 맑은 날이다.
이렇게 맑고 볕 자글거리는 날은
거둬들인 채소들을 말리기에는 더없이 좋다.
냉장고도 비닐하우스도 없던 세월을 살아온 어매는
이렇게 볕 자글거리는 날에는 채소를 말려 보관했다가
일 년을 두고 먹으며 부족한 비타민과 섬유질을 보충했었다.
나도 전원에 살게 되니 농사를 짓던 어매를 따라
가을 들어 고추와 토란대, 애호박, 고구마 찐 것을 말렸다.
가을 볕에 말린 채소는 비타민 D가 풍부하다.
비타민 D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다.
칼슘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음식을 통해 흡수되는 것은 일부이고
나머지는 몸 밖으로 그대로 배출되는 것이 문제다.
때문에 몸으로 들어온 칼슘을 제대로 흡수하도록 도와주는 비타민 D는
꼭 섭치를 해야만 하는 영양소이다.
특히 뼈가 약한 노약자나 어린이들에게는 더욱더 필요한 비타민이다.
말린 채소에는 섬유질이 풍부해서 피부 미용에도 좋다.
또 암이나 콜레스테롤을 예방하는 리그닌이라는 물질이 많이 들어있다.
그러므로 채소를 말릴 수 있는 환경이라면 되도록 많이 말렸다가
일 년을 두고 먹는다면 좋겠다.
이곳은 공기 좋고 햇살 좋아 채소를 말리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다.
요즈음처럼 우리가 먹는 먹거리를 영양학적으로 분석해서 먹던 시절도 아닌데
어매는 정말 현명하게 먹거리를 준비했다.
그런 어매의 주부로서의 자세를 도회지에 살 때는 잊고 살았다.
그런데 이곳에 들어와 살면서 그 걸 깨달아가고 실천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 가을에 말린 우거지도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지금까지 먹고 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늙은 호박고지도 만들고,
풋고추와 고추잎도 따서 말리고,
고구마 줄기도 꺽어서 말려야겠다.
그리고 김장을 하기 전에는 무청과 배추 우거지도 많이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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