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단양을 돌아 오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09. 7. 4. 14:14

지난 주말 어디 가까은 산에라도 가자고 의기투합한 친구네와 우리는 충북 단양군 단성면의 제비봉을 올랐다.

단양읍에서 서쪽 충주호 쪽으로 8㎞ 떨어진 장회리에 자리잡은 산이다.

제비봉은 단양팔경의 절경인 구담봉과 옥순봉에서 남쪽으로 올려다보이는 바위산인데

유람선을 타고 구담봉 쪽에서 이 산을 바라보면 바위능선이 마치 제비가 날개를 활짝 편 모습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해발 721m라는 말만 생각하고 가볍게 오른 산이

찌는 듯한 날씨로 인해 100m도 못가고 숨은 턱까지 차올랐고

우린 중턱쯤에 좋은 자리가 있으면 밥만 먹고 넓적한 바위에서 한 숨 늘어지게 자고 내려오자고 했다.

 

 햇빛 쏟아지는 계단을 정신 없이 올라  산 중턱의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고 한 시간  쯤 쉬고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 때에 비해 식은 죽 먹기였지만

한 낮의 산행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내려와 먹던 막걸리를 물인양 정신없이 마셔 하루종일 정신이 오락가락 하였고

그날은 잠들 때까지 물통을 껴안고 있어야만 했다.

 

 

 

 

 

 

 

 

 

 

오는 길에 사인암을 들러더니

계곡에는 더운 날씨에 아이들은 물놀이, 어른들은 고기를 잡고

우리는 낮동안 뜨겁게 데워진 바위에서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찜질을 하고 왔습니다. 

 

                                         단양읍에서 왔다는 아이들은 썪은 나뭇가지를

                               부수는 놀이에 정신이 없었어요.

                               이래서 들로 산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야 하나 봅니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이런 일을 지금은 아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좀 뭣해 보이긴 하지만 이런게 진정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요?

이 세상은 참 묘해서 일부러 키울려고 해도 자라지 않을 곳에 스스로 뿌리를 내리면 잘도 자란다

자연이 그린 그림을 어찌 인간이 상상이나 했을까?

 

 

'일상 > 추억의 그림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경을 어슬렁거리다  (0) 2009.07.13
여름 밤은 흐르고  (0) 2009.07.07
이제야 삶의 주변을 돌아보다  (0) 2009.07.01
이제야 삶의 주변을 돌아보다  (0) 2009.07.01
오디를 아시나요?  (0) 2009.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