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오디를 아시나요?

렌즈로 보는 세상 2009. 6. 26. 12:21

먹거리가 귀하던 어린시절

십리를 걸어서 초등학교를 다녀야하는 우리는 얼마나 배가 고팠던지 길가의 먹을 수 있는 모든 풀과 열매들은 우리들의 간식거리였다.

 

봄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기 시작하고 꽃이 피기 시작하면

따먹던 참꽃을 시작으로

 "뽐빼" 라 불렀던 억새풀 꽃대의 새순을 뽑아먹고,

모내기 논갈이를 시작하기 전에 케 먹던 올미,

 배고픈 우리에게는 모두 맛있는 먹거리 였지만

이맘 때에 따먹던 뽕나무 열매 오디는

그 달작지근하고 독특한 향으로 이전에 먹던 다른 것들과는 비교 할 수 없는 맛이었다.

 

봄, 가을 두차례 누에를 치던 농촌에서

뽕나무를 잘라 버리면  그 나무는 오디가 달리지 않으니

우리들은 늙은 뽕나무를 찾아 산비탈을 헤매이다

해질녁 집으로 돌아올 땐 입과 손이 검푸르게 물들어 있었다

 

 요즈음 농촌은 누에를 치지 않아 오디가 달린 뽕나무들이 많이 있지만

이젠 그 오디를 따먹을 아이들이 그곳에 없고

어른들은 시간이 없어 따지 못한다.

그래서 이렇게 잘 익은 오디는 나같이 할일 없이 농촌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람의 몫이 되었다

 

 

 

  

옛날 먹던 맛이 생각나 욕심을 부려 따오지만

이제 옛날같이 배고프지 않은 나는

날것으로 다 먹을 수 없어

오디잼을 만들어 두고 먹기로 했다. 

 

오디잼을 만들 때 설탕만 넣지 말고 쌀 물엿을 넣으면

끈적함도 좋아지고  달지 않아서 좋답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부자가 된 듯합니다.

오디가 노화방지엔 으뜸이라고 하니 즐겨 먹고 싶기는 하지만

너무 젊어 보여 주변의 사람들이 헷갈려할까 걱정돼요.

요즈음 너무 많은 얼굴 보수 수선으로 나이를 헷갈리게 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