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꽃

꽃이고 싶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09. 7. 30. 17:51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우리는 이렇게 아름다운 강아지풀의 꽃을 꽃이라 불러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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