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좋은 글

밤에 피는 꽃

렌즈로 보는 세상 2010. 5. 5. 14:05

 


 내가 사는 곳의 이웃동네에 있는

작은 산을 나는 밤에 오르길 좋아한다

전에 살던 곳에도 가까이 산이 있었지만

가로등이 없어 밤에 오른다는 것을 생각도 못했는데

이 산은 밤새워 불 밝혀주니

시간 나는데로 오를 수 있어 참 좋다

밤에 산을 오르는 즐거움의 백미는

불빛 받아 다시 피어나는 잎들과 꽃들을 보는 것이다.



 

 밤에 피는 꽃  

                                  松 竹  김철이  

 

 

 

물소리 까맣게 흐르는 밤

까만 별빛 곱게도 살라 먹고




무향의 꽃잎을 밤의 신께 고이 피워 바치는

어린. 야화여.



밤에 피다 지는 애꿎은 사연 서러워

모양도 없을 손을 모으는 애절한 절규가


 



밤의 뒷전으로 사라져 더욱 슬픈
밤의 꽃이여..


 

찾는 이 없어 서러울지라도
고요한 밤이 좋아라..



밤에만 나는
불나비 까만 날개짓 있어..




밤에 울지 마소서

세상은 밝아오고
낮도 피다 보면 밤도 필 날이 있겠지요
.



낮에 피던 꽃도 해지면 지듯이
세상 영원함 없으니
서러워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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