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연

화려한 돈키호테

렌즈로 보는 세상 2011. 3. 26. 15:51

예술의 전당 오페라  홀에서 공연된

유니버설발레단의 2011년 시즌 오픈 공연을 보고왔다.

 

큰 아이 어릴 적에 발레를 한다고 몇 번의 공연을 하는 것을 본 이후로 처음이다.

 

발레라면 언론 매체에서 전하는 백조의 호수나 호두까기 인형이 머리 각인 된 난

발레는 이해하기 어려운 예술의 한 분야로 느껴졌지만

이번 공연을 보고 그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있었다.

 

세르반테스의 희극 소설 돈키호테는 스페인의 엉뚱한 기사 돈키호테와 그의 시종 산초판자의 여행담이 그 줄거리다.

하지만 발레 돈키호테는 가난한 이발사 바질과 그의 연인인 선술집 딸 키트리의 사랑이야기로

돈키호테는 그들의 사랑이 결실을 맺도록 도와준다는 이야기이다.

 

어제 내가 본 공연은 키트리 역에 황혜민, 바질 역에 러시아 출신 발레리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이다.

두 사람은 발랄한 사랑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표현해서 관객들로 부터 많은 박수를 받아냈다.

 

가볍고 경쾌한 루드비히 밍쿠스의 음악과 아름답고 화려한 스페인 춤이 어우러진 멋진 공연에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그 여흥은 오랫동안 우리들로 하여금 커튼콜을 하게 했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

 문훈숙 관장은 줄거리와 관람 방법에 대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명을 해주어 초보자도 마음 편하게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제 1막

1장

용감한 기사의 무용담을 너무 많이 읽은 나머지 돈키호테는 자기 자신을 기사라고 믿고 환상의 여인 둘시네아를 찾아 시종 산초판자를 데리고 모험의 길을 떠난다.

 

2장

 스페인 거리와 화려한  색채의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 탬버린의 경쾌한 리듬으로 분위기가 고조되고

가난한 이발사 바질과 키트리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사랑을 나눈다.

키트리의 아버지 로렌조는 돈 많은 멍청한 귀족 가마슈에게 키트리를 시집 보내려고 한다.

 

 

2막

1장

아버지의 반대로 두 사람은 도망쳐 집시 야영지에 들어선다.

집시들은 키트리와 바질을 위해 거칠지만 화려한 동작의 춤을 추는데

돈키호테와 산초판자가 나타난다.

돈키호테는  풍차를 보고 둘시네아를 공격하기 위해 오는 적군의 기사로 알고 공격해

주변이 아수라장이 되고 돈키호테는 풍차 날개에 걸려 땅에 떨어져 정신을 잃는다.

 

2장

돈키호테는 꿈속에서 숲속의 요정을 만난다.

요정들은 모두 돈키호테를 반갑게 맞이하여 춤을 추고

요정들 가운데서 돈키호테는 둘시네아의 모습을 한 키트리를 만난다.

숲의 여왕과 큐피드, 키트리, 그리고 숲의 모든 요정들을 돈키호테를 위해 춤을 춘다.

이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스페인 풍의 발레와는 달리 이 꿈 속 장면은

정통 클레식 발레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어 절제된 고전발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3장

키트리와 바질이 사라진 것을 안 로렌조와 가마슈는 그들을 찾아 집시야영지로 들어오고,

산초판자는 돈키호테에게 물을 마시게 하여 정신을 차리게 한 후

 바질과 키트리를 찾는 로렌조에게 엉뚱한 방향을 가르쳐주어 길을 헤매도록 만들고 다시 마을로 들어간다.

 

3막

1장

바질과 키트리가 숨어있는 변두리 선술집

 흥겨운 음악과 함께 정열적인 에스파다와 그를 유혹하는 매혹적인 메르세데스의 춤이 이어지고 

로렌조에게 들킨 바젤은 키트리와 결혼을 못한다면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며

이발하는 칼로 자신을 찌르는 척하고 쓰러진다.

키트리는 바질이 죽은 줄 알고 놀라지만

이내 거짓임을 눈치채고

 돈키호테에게 아버지를 설득해 달라고 부탁한다.

결국 딸을 불쌍하게 여긴 아버지는 결혼을 허락하자

바질은 다시 눈을 뜨고

두사람의 결혼은 성공한다.

 

2장

키트리와 바질의 친구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두사람의 결혼을 축하한다.

에스파다와 메르세데스의 매혹적인 춤에 이어 마을 남녀들이 스페인의 민속춤인 판딩고 춤을 춤다.

여기에서 돈키호테의 하이라이트인 키트리와 바질의 그랑 파드되가 이어진다.

바질의 깔끔한 회전동작과 점프력, 키트리의 32회전 푸에테 등 현란한 기교가 어우러진 화려한 춤으로 관객들의 박수를 자아낸다.

 

마침내 돈키호테는 키트리가 둘시네아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다시 환상의 여인을 찾아 모험의 길을 떠난다.

 

 

 

 

 

 

 

이번 공연이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은 것은

무용수들의 옷과 음악 때문인 것 같다.

정통 발레의 절제된 옷보다 스페인이 배경이라는 점을 감안한, 우리가 익숙하게 많이 본 옷들이기 때문이다.

음악도 그렇다 플라멩고나 스페인의 빠르고 경쾌한 음들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익숙하다는 것

그것은 우리의 마음의 문을 열게해준다.

 

 

 

공연일정 : 26일 -저녁 7시 30분

                       27일 -오후 2시 . 5시 30분

공연장소: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입장권:VIP석 10만원 .R석 8만원 .S석 6만원 . A석 2만원 . B석 1만원

어제 공연에는 아이들을 데리고온 젊은 부부들도 많았다.

아마 다른 공연에 비해 큰 부담 느끼지 않고

고급문화를 아이들에게 접하게 해주려는 부모님들의 생각 때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