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경기도 둘러보기

기차는 사라지고

렌즈로 보는 세상 2011. 4. 13. 12:23

 

강촌에 살고 싶네

                          

                         나훈아

 

 

날이 새면 물새들이 시름없이 날으는

 

꽃피고 새가 우는 논밭에 묻혀서

 

씨 뿌려 가꾸면서 땀을 흘리며

 

냇가에 늘어진 버드나무 아래서

 

조용히 살고파라 강촌에 살고 싶네

 

 

 

 

해가지면 뻐꾹새가 구슬프게 우는 밤

 

희미한 등불 밑에 모여앉아서

 

다정한 친구들과 정을 나누고

 

흙냄새 맡으며 내일 위해 일하며

 

조용히 살고파라 강촌에 살고 싶네

 

 

전원에서의 평화스러운 삶을 그려 국민적 대중가요로 수 십 년간 사랑을 받아온

‘강촌에 살고싶네’의 발상지로 알려진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는

이제 노랫말처럼 그런 전원의 평화스러움은 많이 없어지고 쉬고 놀고 먹을 수 있는 작은 관광지로 변해 있지만

구 경춘선의 강촌역만은 그 노래를 흥얼거리게 하는 옛날 모습으로 남아 우리를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강촌역은 1939년 7월 개통 할 때만 해도 역원도 없고 역 건물도 없는 이름뿐인 역이었으나,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1953년 역 건물을 짓고, 1979년 개축하였다.

산기슭에 지어진 역의 특성상 터널처럼 생긴 플랫홈이 주변의 수려한 풍경과 어우러져

 61년 동안 춘천 가는 열차를 타는 사람들과 강촌에 놀러오는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다가

2010년 12월 21일 새로운 경춘 전철이 생기면서 이제 추억의 공간으로 . . .

 

 

강촌역 플랫트 홈 벽면은 나이든 사람들이 보면 다소 거부감드는 그림들로 장식되어있다.

그 그림들을 '그래피티'라고 한단다. 

'Graffiti'의 어원은 '긁다, 긁어서 새기다' 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graffito' 와' 그리스어 'sgraffito'로 스프레이 등으로 그린 벽화를 말한다.

처음엔 반항적 청소년들과 흑인, 푸에르토리코인과 같은 같은 소수민족의 낙원문화에서 출발하여,

현재는다양한 표현과 메세지를 담은  '거리의 예술'로 인정 받고 있다.

강촌역에 그래피티 그림이 그려진 것은

2008년 8월 2일 에 한국철도공사가  강촌역을 그래피티 자유 창작 지역으로 승인하면서 부터이고

사람들은 또다른 예술세계를 강총역에서 만난다

 

이제 이 열차시간표도 이렇게 장식물로 남아 강촌역을 거쳐간 사람들에게 추억을 반추하는 시간으로 남을 것이고

              

1979년 역사를 개축할 때 생겼을 카페 '예인'에는

이제 '하얀 종이 울리면 사랑이 시작된다'는 마법 같은 말을 믿으며

이 계단 걸어내려가

강을 바라보고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실 연인들도 오지 않는다

 

어느 여행자의 글처럼 70년 동안 수고한 구 경춘선 열차는 사라지고

사람들은 기적 소리 울리며 달려가던 경춘선 열차를 그리워하며

다시 저 건널목 신호등이  움직일 그날을 꿈꿀지도 모른다

 

또 사람들은

강촌 유원지 식당에 앉아

지글거리는 숯불 닭갈비와 한 잔의 술을 마시며

"옛날에 이 강촌에서 . . . . ."로 시작하는 강촌 이야기로 밤을 지새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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