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옛날 옛날에

겨울 밤에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1. 6. 14:15

 

 

초등학교에 다닐적
어른들의 눈을 피해 적당히 놀 곳이 없었던 우리는

친구네 과수원 원두막에 많이 모여 놀았네요.

특히 밤이 낮보다 긴 겨울 밤에 많이도 어울려 놀았던 것 같아요.

 

 

 

 

캄캄한 밤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동네 골목길을 돌아

마을 뒤쪽에있는 과수원에 도착하면

(이런 날은 낮에 각자 집에서 가지고 갈 것을 미리 정해놓았다)

얼음장같은 방바닥이 우릴 기다리고

 동네 남자애들이 마을에서 훔쳐온 집단을 불살게로 하여

과수원의 나무등걸을 한 아궁이 지펴놓으면

 밤이 이슥해서야 방바닥은 뜨거워지기 시작했지요.

 

 

 

우리들은 윷놀이나 번호맞추기

배우이름 대기 같은 놀이로 시간가는 줄 모르게 놀다가

배가 고파지면

막걸리 같은 술을 김치를 안주 삼아 먹으며 그시절에 유행하던  유행가를 부르며 놀았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술이란 것도 지금의 술과는 그 뜻이  조금 달랐던 것 같네요.

일하시다가 배가 고파 마시던 우리의 아버지들이 마시던 술의 개념과 같은 그런 술이였지요.

 

그러다가 잠이오면 남녀가 같이 어울려 잠을 자곤 했으니

요즘 어른들의 시각으로 보면 엄청나게 방탕한 어린시절을 보낸것 같으나

그때의 그런 일들이 요즈음의 풍기문란이나 성문제, 혼숙과는 전혀 다른
남녀란 개념이 아니고 아이들이고 사람들로서 어울려 놀았던 것이었지요.

그렇게 우리는 순수했었지요.

 

 

다음이미지

 

60년대

부모님들은 먹고 살기도 어렵다고 하던 작은 산골마을에서

어른들 몰래 훔쳐와 먹던 무와 김치와 막걸리로

우리들의 겨울 밤은 참으로 즐거웠지요.

배우이름 대기

엄앵란 차차차

김지미 차차차

신성일 차차차

박노식 차차차

지금도 짝짝짝 손뼉 장단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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