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작은 정성으로라도 보답하고 싶어서.....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4. 7. 11:35

 

 

 

한 달만에 고향에 내렸왔습니다.

고향집에는

혼자서 생활하시는 것만도 불편하실텐데

힘들다는 기색 한 번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아들과 함께 살아서 좋다고 하시면서

기꺼이 아들 바라지를 하고 계신 어머님과 남편이 계십니다.

 

 

 

 

 

 

 

어머님이야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며느리인 저는 고맙기 그지없지요,

그래서 지난 번에 남대문 시장에 갔을 때

곱지만 어른들이 입으셔도 경박스럽지 않은 옷이 있어서 한 벌 사가지고 내려왔지요.

 

어머님은 입가에 웃음이 흘러나오는 것을 애써 감추시며

"야야, 내가 인제 나이가 얼만데 또 옷을 사가지고 왔노?

있는 것도 다 못입고 죽을 판인데.

나는 필요없으니 니 옷으로 바꿔 입어라."

라고 하신다.

 

"어머님 이제 연세드셨으니 옷이라도 깨끗하게 입으셔야해요.,

 오래된 옷은 입지 마시고 새옷부터 자꾸 입으시이소.

떨어지면 또 사다드릴께요."

 

"그렇다꼬? 그라먼 입지뭐. 경로당에 갈 때나 복지관에 갈 때 입고 가마."

 

"비싼 거 아니니 집에서 입으셔도 괜잖니더,,,"

 

우린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저의 고마움을 전했지요.

 

 

 

업이 살림하는 것이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배추가 썩고 있는 게 있네요.

 어머님과 한께 경로당에서 노시는 어른들께

부침개를 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번에 내려왔을 때

잡채와 호박떡,부침개를 해드렸더니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었거든요.

 

아침 일찍 다시마를 불려서 물을 우려내고 치자물도 우려내어 반죽을 하여

불린 다시마전을 먼저 부치고 어제 저녁에 씻어서 물기를 말린 배추전을 부쳤습니다.

다시마를 우려낸 물이리 다시마전도 배추전도 감칠 맛이 아주 좋습니다..

경상도에서는 부침개라면 배추전을  최고로 치거든요.

 

 

 

 

열장도 넘게 부쳤는데 반죽이 남았습니다.

적당히 익은 김장김치와 물김치를 송송 썰고 오징어를 채썰어 김치전도 부쳤습니다.

제 입에도 시큼한 김치와 오징어의 어우러진 김치전이 너무 맛있네요.

 

 

 

 

어른들은 잡수시고 싶은 것이 있어도

몸을 움직이기 귀찮아서 해드시지 않으시니

제가 좀 귀찮기로 하고 부친 부침개 

 

 

 

 

출출한 새참 시간에 잡수시라고 갔다드렸더니

어른들이 너무 고마워하십니다.

어머님에 대한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 싶어

해다 드린 부침개로 제가 도리어 행복해지네요.

 

부디 제 작은 정성이 어른들의 생활에 활력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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