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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련사 극락전 앞 백일홍은 여전히 흐드러졌구나!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8. 29. 07:50

 

 

 

오래전에 안동에서 일직을 거쳐 의성 안평을 찾아가는 길

옥련사란 안내판을 보고 찾아간 절집 옥련사.

 

절 아래에 있는 연못에 연꽃이 구슬같이 아름답게 핀다고 해서

옥련사라 불렀다고 하는 옥련사

신라 흥덕왕(재위:826∼836) 때 덕운()스님이 창건한 고찰이었다.

 

천년고찰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제대로 된 전각이라고는 극락전과 고불전,

그것도 허물어져가는 모습에 가슴 아렸지만

오래된 극락전 앞에 흐드러지게 핀 백일홍은 눈 시리게 아름다웠던 추억이 있다.

 

 

 

그 아름다운 추억을 찾아 다시 찾은 옥련사.

 바라다 보는 모습부터가 옛날과 다르다.

멀리서 보기에도 깨끗하고 반듯한 건물들이 고요하다.

 

 

 

이렇게 반듯하게 다시 태어났구나!

옛날 허름하던 가운데의 극락전도

극락전 옆은 조그마한 고불전도

오른쪽 종무소 건물도 깨끗하게 보수되었고

왼쪽 스님들이 기거하는 건물은 새로 지었구나!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안전하지 않아 더 아름다운 석탑과 백일홍이구나!

그대로 있어줘서 반갑고 반갑다.

 

 

 

고려 후기에 조성하였을 거라고 추측만 할 뿐 정확한 조성 연도도 모르는 석탑이 아름답다.

옥개석의 기퉁이가 깨어지고 마모되어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지만,

닳고 낡은 모습으로라도 우리곁에 오래도록 있어주어 너무 고맙다.

 

 

 

세월의 때를 말끔히 벗겨내고 방충망까지 하고 우뚝 서있는 극락전

저 안에 이 절집의 유일한 문화재인 부처님이 계신다.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355호 <의성 옥련사 목조 아미타 여래좌상>.

16세기에 만든 것이라면 아마도 새로 옷을 갈아입은 것 같다.

 

옥련사는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대웅전도 없고

아미타불을 주불로 모시는 극락전이 주전이다.

인적 드문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극락으로 갈 것 같다. 

 

 

 

극락전에서 바라본 고불전이 고즈넉하다.

보수는 하였지만 기둥들은 그냥 남아있어 그나마 좀 편하다.

나는 왜 새로운 것을 보면 불편한지 모르겠다.

 

 

 

극락전의 부처님이 금방 만든 것 같아 부담스러웠는데

이 부처님은 너무 편안하고 친근하다.

두손을 모으고 있어 우리와 같이 뭔가를 기원하는 것도 같고...

형체를 제대로 알 수는 없지만 그냥 편안하게 웃는 모습이

마치 우리 이웃을 닮아있어 너무 좋다.

 

 

 

고불전 문에 그려진 그림도 마치 선문답을 하는 것 같아 자꾸 바라보게 된다.

 

 

 

이전에 없던 건물을 다시 짓고 삼성각이라는 이름을 달아줬다.

 

 

 

새로 지은 스님들이 거쳐하시는 전각에는  아름다운 편액이 걸려있다.

추사선생의 글씨라는 설이 있긴 하지만 누가 썼는지는 확실히 모르는 모양이다.

'쾌활' 언제부터 이 절집에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먼 훗날에는 다시 문화재의 반열에 오를지도 모르겠다.

 

 

 

옥련사는 어느 전각이라도 백일홍 너머로 바라볼 수 있어서 좋다.

 

 

 

나는 이 여름의 끝자락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백일홍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삼성각 앞에서 바라보는 풍경의 중심에도 역시 백일홍이다. 

 

 

 

해 늬엿거리는 무렵이라

붉은 백일홍 너머로 탑이 있는 풍경은 고요한 흔들림이 있어서 더  아름답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더 반가웠던 것일까?

떡을 주시며 먹어보라며 반기시던 스님.

사진을 찍고 있을 동안에 잠시 안계신다 싶더니만

어느새 텃밭의 채소들을 이렇게 따가지고 오셔서 가지고 가라신다.

 

 

 

내 모자 하나 선뜻 사지 않으시고 일하시는 비구니 스님,

모처럼 찾은 중생에게는 이리도 후하시다.

'수도자의 자세가 이래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절집을 돌아나오는 길

 

 

 

썼던 비닐봉지 하나라도 다시 쓰는 알뜰한 저 모습에서

오늘의 옥련사가 그냥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행복한 발걸음으로 절을 나왔다.

 

 

행복한 발걸음도 잠시

절에서 나오는 길에 만난 상주 영덕 간 고속도로 공사장.

이 다릿발을 지나면 바로 옥련사 경내를 관통하는 터널을 뚫고 있는 중이다.

세상 사람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고 일을 할 수는 없겠지만

문화재가 있는 절집은 고려해야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