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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방단형 적석탑 - 의성 석탑리 방단형 적석탑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9. 3. 10:30

 

 

 

의성군 안평면에 있는 옥련사를 가려고 의성읍에서 안평면으로 가는 길.

의성읍 철파리 뒤 고개를 넘어서 내려가는 길의 끝무렵에 

'의성 석탑리 방단형 적석탑' 이란 문화재 안내판이 보인다. 

 

안동 학가산 자락에 있는 석탑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는 나는

두말할 것도 없이 안내판을 따라 석탑리로 들어갔다.

 

 

 

 

'의성 석탑리 방단형 적석탑' 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에는

질감이 너무나 아름다운  바위산이 보인다.

 

 

 

이런 아름다운 바위에 이야기가 없을 수 있냐는 듯

효성스런 딸과 못난 아비의 슬픈 전설이 깃든 '누룩바위'란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보니 이런 우물이 보인다.

마치 옛날의 전설을 말해주듯이 물의 색깔도 막걸리와 비슷하다.

 

 

 

 

'누룩바위'를 보며 더이상 이런 전설은 만들어지지 않길 바라면서 바위를 뒤로 하고 석탑리로 향한다.

 

 

 

 

차를 멈춘 석탑1리.

 옆을 돌아보니 아직도 이런 금줄을 쳐놓은 집이 보인다.

막내 아드님이 득남을 하여서 쳐놓았다니 어르신들의 정성이 대단하시다.

 

어릴 적에 조카들이 태어나면 아버지께서 목욕재계하시고 새끼를 꼬아

솔잎과 숫, 고추를 끼워 만드셨던 일이 눈 앞에 선하다.

 

 

 

 

이름만 들어도 석탑이 있다는 석탑1리를 지나 농로를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석탑이 보인다.

'의성석탑리방단형적석탑(義城石塔里方檀形積石塔)'

안내판에 적힌 이름을 보니 머리가 아프다.

'좀 쉽게 표현하는 방법은 없을까?

또 띄어쓰기를 했으면 보는 사람이 좀 편안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풀어서 한 번 써보니

'의성 석탑리에 있는 네모진 단 모양으로 된 돌로 쌓아올려 만든 탑'이다.

이렇게 길게 표현해야하니 이런 이름으로 표시해놓은 모양이다.

 

잡석으로 얼기설기 쌓아올린 모습이 탑의 이름에 너무 잘 어울린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01호인 석탑은

길에서 보이는 정면인 동쪽면 중앙에 감실이 있고 감실에는 석불이 모셔져있다.

 

안동의 석탑이 탑 옆에 따로 '석탑사'란 절이 있고 거기에 부처님이 모셔져있는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곳에는 따로 절이 없었단 말인지도 모르겠다.

 

 

 

 

안동시 북후면 학가산 아래의 석탑

 

 

 

 

동쪽면의 감실과 석불.

닳아 형체도 제대로 알 수 없지만 돌이끼 낀 모습이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 아름답지만 안내판에는 석불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남쪽면에도 감실과 석불이 있다.

이 석탑은 동쪽과 남쪽면이 비교적 제대로 보존되어 있다.

 

 

 

 

남쪽면의 석불

오른손의 수인이 보일듯 말듯하게 닳아있다.

 

 

 

 

안동의 석탑이 비교적 깨긋하게 보존되어 온 것에 비해

이 석탑은 동쪽면이나 남쪽면만 제대로 보존되어 있어 탑이 6층이었음을  알 수 있고

 

 

서쪽이나 북쪽면은 많이 허물어져있어 층 수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네 면에는 모두 감실이 있었고 불상이 모셔져 있었으나 지금은 동쪽과 남쪽 감실에만 석불이 모셔져있다.

북쪽 감실은 허물어져 감실도 불상도 없고,

 서쪽은 감실의 형태는 살아있지만 불상이 놓였던 자리는 비어있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어느날부터 석불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니 누가 훔쳐가기라도 했단 말인 모양이다.

 

 

 

 

 

우리나라에 몇 개 남아있지 않는 방단형 적석탑 중 하나인

 '의성 석탑리 방단형 적석탑'

언제 축조되었는지도 모르고

오레되어 허물어진 것만해도 안타까운데

석불까지 없어진 게 너무 가슴아픈 석탑을 찾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