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요즈음도 이런 병원이 있다니....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12. 10. 08:51

 

 

 

요즈음 어머님께서 '대상포진'으로 고생하고 계십니다.

지병인 '부정맥'이 있지만 늘 건강하게 지내시는 어른이시라 걱정이 없었지요.

 

매일 경로당에 가서 친구분들과 화투도 치시고

화투판에 끼일 틈이 없으면 직접 키운 텃밭의 채소들을  속아 가지고 가서

양념 슬쩍한 겉저리에다 된장을 바글바글 끓여서 점심도 해드리는 어른이시지요.

또 고향에서 재취업을 한 아들과 사는 게 너무너무 좋다고 하시면서

제 남편 밥 해주는 것도 기꺼이 하시는 어른이시라 건강은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았지요.

 

 

 

 

 

 

그런데 얼마 전 그러니 한 열흘은 된 것 같네요.

목욕탕에 갔다 오시고 나서부터

엉덩이가 가렵고 지끈거리는 게 아무래도 피부병 같다고 생각하고 혼자서 의성에 있는 00병원 피부과를 찾았답니다.

 

병원에서 간호사에게 상태를 말씀드렸더니 

어머님의 말씀을 듣고 의사의 진료도 없이 주사도 놓아주고 약도 발라주고 먹는 약도 처방해주었답니다.

 

어머님은 병원에 다녀왔으니 이제는 낫겠다 싶어 기다리는데

약을 먹고 발라도 그날 저녁부터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지는데 그 통증이 얼마나 심했으면

"야야 자식내이 할 때도 이키 아프지는 않았다." 고 하십니다.

 

그래도 병원에서 내린 처방이니 약을 먹으면서 참으셨지만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지셨지요.

통증은 물론이고 엉덩이에 생긴 물집은 작은 접시만하던 것이 오른쪽 엉덩이를 모두 덮어버렸답니다.

 

결국 제가 내려오는 날 안동의 피부과를 찾았고 거기서 '대상포진'으로 진단이 났지요.

 

"입원을 하셔야하지 않겠냐?" 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이 병은 입원을 해도 별다른 처방이 없고,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잘 잡수시면 낳을 테니 집으로 가시라."

고 하십니다.

 

저도 그런 생각이 들긴 들었지요.

치료는 별다른 것은 없고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이 전부입니다.

그렇게 집으로 와서 안정을 취하고 의사선생님의 처방을 그대로 지키니 이제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어른들은 추운 겨울이 그렇찮아도 생활하기 불편하신데

뜻하지 않은 병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님.

 

심한 통증으로 입맛이 떨어지고

입맛이 떨어지니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변비가 왔네요.

그렇게 한 가지 병이 이차적인 병으로 연결되다보니 더 힘드셨습니다.

 

'대상포진'에 걸린 것은 본인의 몸이 면역력이 떨어져서 걸렸다고 생각하지만

일차 진료를 한 의성00병원에서 오진만 하지 않았다면

3일 이라는 시간을 벌어서 어머님은 고생을 덜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그 병원이 원망스럽지요.

 

글쎄 요즈음 어느 세월인데 의사가 진료도 하지 않고 간호사가 치료와 처방을 하는지...

 

 

 

 

 

우리 어머님 세대는 젊을 적 경제를 부흥시킨 세대입니다.

길쌈도 많이 하시고 들일도 많이 하신 세대인 그분들이

이제 연세 드셔서 시골 고향을 지키고 계신데

지금 시골병원의 현주소가 이러니

이 불쌍한 어른들의 건강은 누가 책임질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