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아버님 기일을 지내고...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1. 14. 07:30
<

 

 

아버님 기제사를 지내고 오셨던 손님들도 떠나 보내고 그릇들도 모두 정리하고 나서

오랫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더니 한내의 이야기가 베스트가 되어 있어서 너무 기쁘긴 합니다만

이런 사실을 방 주인이 진작 몰랐다는 것은 블로그에게는 미안하네요.

 

 

 

 

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어느덧 10 년이 지나 11번째 기일을 맞았습니다.

아직 살아계실 때  손자, 손녀들을 귀여워하시는 모습이나

친구분들을 초대하여 즐겁게 노시던 모습이 눈 앞에 선한데 벌써 세월이 그렇게 흘렀습니다.

올해는 기일도 어슴프레할 정도가 되었으니 세월은 많은 걸 잊게 하는 모양입니다.

 

 

 

 

 

유난히 추운 올겨울,

제사를 지낼 때 문을 잠시 열어 놓는 것도 참기 어려워

지내자마자 서둘러 문 닫기부터 하였는데

추운 겨울 눈밭에서 잘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생전에 외며느리인 저를 너무도 아껴주셨던 아버님,

남편과 힘든 일이 있을 때도 시어른들 생각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며느리 사랑이 지극하셨던 아버님,

며느리를 위한 지원이라면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으셨던 아버님,

그런 아버님의 지원으로 늦게 공부하면서도 경제적인 부담을 조금 덜 미안해할 수 있게 했던 아버님,

그런 아버님을 세월 흐르면서 자꾸 잊어가는 게 죄송스럽습니다.

 

 

 

 

 

아버님이 장만해 둔 제기로 앞으로 얼마나 더 제사와 차례를 지낼지는 모르지만

다음 설에 차례를 지낼 때는 아버님 이야기를 하면서 놋제기를 반들반들하게 닦겠습니다.

그래야 아버님을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아질 것 같아섭니다.

 

 

 

 

그리고 남아계시는 어머님께도 신경을 더 많이 써드리고

 아버님의 여동생이신 고모님들도 더 편안하게 친정 나들이를 하실 수 있도록 신경 쓰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제사에 오셔서 이야기해주시던 아버님이 겪으신 6.25 때 폭격을 피해 다니시던 이야기나 어릴 적 이야기를

다음 번 제사에서도 그 다음 번 제사에서도 들으면서 아버님을 추억할 수 있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