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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의 신사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9. 13. 06:30

 

 

며칠 형부네 과수원에서 배를 따고 포장하는 일을 돕고 왔습니다.

허리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고 먼지도 많이 뒤집어썼습니다만 몸을 움직이니 기분은 좋습니다.

손아귀가 아프도록 굵은 배를 거둬들인다는 것은 아주 기분 좋았지요.

이래서 농사를 짓는 게 즐거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일하는 즐거움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아침 일찍 과수원에 가다 보면 만나는 안개 희뿌연 저수지가 있어 사진을 찍는 즐거움도 있었답니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있는 사암저수지 지요.

 

수생식물 점점이 떠있는 저수지에 산 그림자 드리운 모습도 운치 있고,

멀리 헤엄치는 오리의 모습도 평화롭습니다.

아침 안개 속에  홀로 저수지를 지키는 재두루미의 자태도 핸섬한 신사의 모습입니다.

망원렌즈가 없는 게 조금 안타깝기는 했지만 그 느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른 아침 낚싯대를 드리운 자가용 탄 강태공이 있는 풍경도 여유로웠습니다.

이런 풍경을 볼 때 전원에 살고 싶은 꿈은 점점 커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