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몸에 좋은 거친 음식

짭짤한 된장 심심하고 달짝지근하게 만들기

렌즈로 보는 세상 2015. 1. 8. 07:00

 

 

지난해에는 15Kg의 콩으로 된장을 담았지요.

전원생활의 시작과 함께 제 스스로는 처음으로 담근 된장이지요.

그런데 이곳의 물이 좋은지 아니면 공기가 좋은지

아니면 내 솜씨가 좋았는지 된장이 너무나 맛있었지요.

오시는 손님들마다 맛있다고 하니 한 그릇씩 퍼주다가 보니

된장 항아리가 바닥이 보일지경이지요.

그래서 어머님께 말씀 드렸더니

"재작년에 내가 담근 된장이 아직도 많이 있다. 맛은 좋은데 좀 짤짤하니

가져다가 콩하고 보리쌀을 삶아 넣어서 맛들이면 짜지도 않고 달고 맛있다."

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지난 번 남편이 고향에 갔다가 항아리째로 들고 왔지요.

 

 

 

 

 

어머님은 된장에 콩과 보리쌀을 삶아서 넣는 것은 날이 더우면 안된답니다.

된장의 맛이 변할까봐 소금을 많이 넣을 수가 있기 때문에

다시 짠 된장이 되기 십상이랍니다.

그리고 간을 심심하게 하면 또 맛이 변할 수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얼른 삶아 넣고 싶어도 좀 참았지요.

 이왕에 하는 것 좋은 날에 하고 싶어서

예전 어매가 좋은 날이라고 하시던 이렛날인 어제 했지요.

 

 

 

 

먼저 삶아 넣을 콩과 보리쌀을 준비했어요.

콩은 5시간 정도를 물에 불려두었지요,

알이 굵은 콩과 보리쌀을 함께 삶기 위해서지요.

 

 

 

 

콩을 불려놓고는 콩과 보리쌀을 삶을 물을 만들 준비를 합니다.

그냥 물로 해도 되지만 된장을 감칠맛게 하려고

다시마와 멸치로 육수를 내었어요.

 

 

 

 

 

콩을 아무리 불렸다고 해도 알이 굵어서 보리쌀과는 익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절구에다 알을 쪼개는 정도로 찧었어요.

이런 일은 남편이 아주 잘하는 일이지요.

전원에 살면서 이런 일을 하지 않으면 뭐하고 놀겠어요.

 

 

 

 

 

세 시간 정도 육수를 우려내어 콩과 보리쌀 1홉씩  삶았지요.

이 때 물은 일곱 배 정도를 부어서 삶았고요.

은근한 불에 5시간 정도를 삶아 콩과 보리쌀이 흐드러지게 삶았지요.

육수를 우려낸 물에 삶아서 이 국물도 감칠맛이 좋네요.

 

 

 

 

그런데 천일염과 함께 준비한 이 붉은 재료는 뭐냐고요?

그건 바로 된장에 단맛을 더할 고추씨 빻은 것이지요.

고춧가루 빻을 때 따로 씨를 빼 둔 것이지요.

어머님 말씀이 이 고추씨를 넣어야 된장 맛이 달짝지근하고 깔끔하답니다.

 

 

 

 

 

콩과 보리쌀을 삶은 것이 완전하게 식으면 먼저 소금을 넣습니다.

아무리 된장이 짜다고 해도

소금을 전혀 넣지 않으면 너무 싱거워서 맛이 변할 수가 있거든요.

간은 조금 심심하다 싶을 정도로 했어요.

 

 

 

 

 

콩과 보리로 쑨 죽에 간을 해놓았으니

이제 묵은 된장을 퍼낼 차래입니다.

큰 항아리가 우리 된장이고 작은 항아리가 어머님댁에서 가지고 온 된장이지요.

우리 된장은 바닥에 붙었고 어머님 된장은 작은 것이지만 항아리에 가득하네요.

 

 

 

 

 

어머님 된장이나 우리 된장 모두 색깔부터 맛있어 보이네요.

죽에다가 된장을 모두 퍼서 넣고

고추씨 빻은 것도 함께 넣었어요.

 

 

 

 

 

그리고 나서 골고루 저었지요.

죽과 된장이 골고루 섞여야 제대로 맛이 들겠지요.

처음에는 물이 많은가 싶더니만 골고루 저어보니 차라리 조금 적은 것 같네요.

왜냐하면 된장에 물이 좀 많다 싶어야

오래 두고 먹어도 딱딱하게 굳지  않거든요.

보통 된장독은 해가 잘 드는 곳에 두기 때문에 물이 잘 줄어들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된장을 버무린 그릇을 씻어서

된장 위에 붓고 소금을 살짝 뿌려두었어요.

항아리에 가득한 된장을 보니 다시 부자가 된 것 같네요.

이제 햇된장을 먹을 때까지 걱정이 없겠어요.

된장이 적다 싶으니 뭔가 조금 불안하더라고요.

된장과 간장, 고추장 항아리가 나란히 줄서있는 풍경이 아름답네요.

이런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곳의 맑은 바람과 햇살로 맛있게 익을 일만 남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