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몸에 좋은 거친 음식

달콤하고 아삭한 형부표 신고배

렌즈로 보는 세상 2015. 2. 6. 07:00

 

 

 

어제는 하루 종일 형부네 배를 포장하고 왔습니다.

설 대목을 보려고 포장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형부께서는 그렇게 즐거운 표정이 아닙니다.

해마다 배를 판매하는 걱정은 없으셨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답니다.

택배 주문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

경기가 좋지 않다는 말이 실감이 나신답니다.

이제까지 한 번 사드셨던 분들은 그 맛을 알기에 해마다 주문을 하셨답니다.

그런데 올해는 주문전화가 드문드문 온답니다.

평생 과수원을 하신 형부께서도 올해같은 현상은 처음이랍니다.

 

 

 

 

 

 

 

 

그러니 하루 종일 함께 일하는 우리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10 년 전에 언니 돌아가시고 난 후에도

언니와 함께 짓던 배 농사를 그대로 지으시는 형부입니다. 

이제 이질들이 결혼도 다 하고

각자 사회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니

형부께서 특별히 책임져야할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형부께서는 소일도 할 겸

이질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조금이라도 보탬을 주기 위해서지요.

 

 

 

 

 

 

 

 

우리 9남매 중 다섯 번째인 셋 째 언니는

우리 남매 어느 누구라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지만

불치의 병으로 쉰일곱의 젊은 연세에 세상을 떠났지요.

이질들 삼 남매 모두 반듯하게 키워놓고 이제 살만하다 싶을 때쯤에 돌아가셔서

우리 남매는 물론 언니를 아는 모든 사람들의 슬픔이 컸지요.

그 중에서 형부의 슬픔이 제일 컸었지요.

그래도 교사인 이질녀 하나 결혼시키고

아직 결혼시키지 못한 이질들이 둘이나 있었기에

슬픔을 뒤로하고 열심히 배 농사를 지으셨지요.

 이제 이질들도 모두 결혼하고 손자, 손녀를 다섯을 둔 할아버지가 되었지요.

 

 

 

 

 

 

 

 

10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형부께서는

여전히 언니 돌아가시기 전과 똑 같은 삶을 사시고 계십니다.

때로 우리 자매들이 

"형부가 재혼을 하셔야

다음 생애에는 언니가 평생 일만 해야하는 

형부를 만나지 않을 텐데 왜 재혼을 안하시니껴?"

라는 농담을 하면

"그 사람 애들 다 잘 키우느라 고생만 하다 갔는데

내가 재혼을 해서 어느 여자 호강시키려고 재혼을 해."

라고 하십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평생 일만하다가 가신 언니지만 참 행복한 여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지요.

 

 

 

 

 

 

 

 

안동농림고등학교 임과를 졸업하셔서 과수원 농사에서는 따를 사람이 없는 형부,

언니를 지극히 사랑하셨던 칠순이 되신 형부께서  힘들게 지은 배 농사입니다.

그런데 잘 팔리지 않으면 마음이 또 얼마나 힘드실까 싶어

저도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올려서 홍보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형부께서는 배농사를 지을 때 제초제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답니다.

그리고 농약은 최소한 적게 치십니다.

전공도 나무 키우기인데 평생 과수원 농사만 지으신 형부께서는

나무나 과일에 병이 드는 것은

형부 몸에 병이 드는 것보다 더 잘 알고 계시니

농약의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지요.

그리고 적절한 물 조절과 넉넉한 거름으로 당도를 최대한 높입니다.

제 친구들도 형부네 배를 먹어보고는 멀리 지방에서도 배달해서 먹는답니다.

 

 

 

 

그런 신고배 7.5kg 한 상자에

7개나 8개 든 것은 택배비 포함해서 4만원이랍니다.

 

 

 

 

 

또 7.5kg 한 상자에 9개나 10개 든 것은

택배비 포함해서 3만 7천원이랍니다.

 

 

 

혹시 제수용 배가 필요하신 분은 이 전화번호로 연락하시면

포장도 단단히 해서 보내드리겠답니다.

010-5382-4702 강원대

 

 

 

 

 

많은 분들이 연락을 하시지 않을 수도 있지만

힘들게 일하시는 형부께 힘내시라는 응원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저는 며칠은 더 형부네 배를 포장하러 다녀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