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에는 강정을 만들 일이 없었습니다.
지난 아버님 기제사 때 강정을 좀 많이 사서
이번 설 차례상에 남은 걸 올리면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설은 다가오는데 아무 것도 만들지 않으니 섭섭해서
지난 해 농사 지은 땅콩으로 강정을 만들어 올렸습니다.
많이 해놓아도 아이들도 먹지 않으니 딱 한 접시만 만들었지요.
먼저 농사지은 땅콩을 은근한 불에 달달 볶았지요.
지난 해 땅콩을 앞마당 가 텃밭에도 심고
뒷밭에도 심었는데 뒷밭의 것을 때를 넘기고 늦게 캤더니만 색깔이 거무튀튀하네요.
그래도 맛은 고소하더라고요.
은근한 불에 겉이 옅은 갈색이 될 때까지 볶아서 껍데기를 벗겨내고
한 알을 4등분 정도로 조각을 내었지요.
알을 그대로 하면 너무 굵어서 강정 만들기가 어렵거든요.
그렇게 땅콩을 손질해놓고 어머님이 마당에서 딴 대추를 손질합니다.
대추는 씨를 발라내고 땅콩과 비슷한 크기로 잘라냅니다.
땅콩과 대추를 손질해둔 모습입니다.
땅콩의 색깔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빨간 대추와 섞어놓으니 색깔이 너무 예쁘네요.
이제 땅콩과 대추도 다 손질해 놓았으니 강정을 만들 시럽을 만들어야지요.
조청과 설탕은 같은 비율로 하고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라고 올리브유도 조금 넣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을 두 숟가락 정도를 부었어요.
물을 넣지 않고 끓이면 너무 끈적해져서
강정이 딱딱해지기 십상이거든요.
모든 재료를 골고루 저어가면서 시럽을 만듭니다.
시럽이 바글바글 끓으면
섞어놓은 땅콩과 대추를 넣어 고루고루 저어야지요.
이 때 물기가 좀 많다 싶으면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졸여야지요.
그리고 식기 전에 미리 준비해둔 비닐을 깐 쟁반에 담아 밀어줍니다.
이 때 허실이 없게 하려면 강정의 양과 딱 맞은 사각그릇이면 좋겠지요.
그렇게 밀어 납작하게 한 것을 굳혀야하지요.
제가 만드는 날은 날씨가 푸근해서
냉장고에 한 시간 정도를 넣어두었다가 꺼내어 썰었답니다.
요렇게 썰어 통에 담아두었다가 차례상에 올렸습니다.
매년 집에서 만들던 강정을 만들지 않고 있었더니 마음이 좀 편치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한 접시라도 만들어 올리니 마음도 편안하고 기분이 좋았답니다.
조상이 어디 드시고 가시겠습니까마는 제 정성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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