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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기다리는 승객은 볼 수 없었던 훤칠한 일신역

렌즈로 보는 세상 2015. 3. 25. 06:30

 

 

구둔역을 구경하고 다음으로 간 곳은 일신역이다.

청량리~원주간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철로를 옮겨 구둔역은 폐역이 되었다.

 새로운 철길을 따라 역도 새로 생기고 역의 이름을 일신역이라 붙였다.

구둔역이 아련한 추억을 불러오는 역이라면

일신역은 외모부터 훤칠하고 현대적이다.

그런 훤칠한 건물과는 어울리지 않게 기차를 타려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하루에 상, 하행선 각 네 번씩 정차하는 역이라 승객을 만날 수 없었던 것 같다.

 

 

 

 

외관부터가 도회적인 일신역.

 

 

 

 

 

평창동계올림픽이 되면 많은 량의 전철이 다니겠지만

지금은 하루에 상, 하 행선 네 번씩 다니다보니 이 역은 역무원도 없는 무인역이다.

일신역에서 정차하는 열차를 타면 열차내의 승무원에게 표를 사야한다.

 

 

 

 

 

일신역 플랫홈은 이층에 있고

이 층으로 올라가는 길은 두 가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길과

계단을 올라가는 길이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이 너무 맘에 든다.

대부분이 어르신들인 승객들에게

이 엘리베이터 하나가 얼마나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는 계단보다 엘리베이터가 편할 때가 있으니까.

 

 

 

일신역 플랫홈

기차가 오는 시간이 아니라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철길만 시원하게 뚫렸을 뿐이다.

일신역을 들렸다가 빠져나가는 기차는 바로 터널로 들어선다.

지금은 아무도 없지만 이 플랫홈에서 떠나가는 사람이 탄 기차가

저 터널로 사라지는 걸 애잔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는 날도 있을 것이다.

 

 

 

 

 

 

플랫홈을 내려와

일층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가 본다.

너무나 깔끔하다.

예전 시골역에서 보던 화장실이 아니다.

비록 역무원은 없지만 관리하는 사람은 다녀가는 모양이다.

 

 

 

 

 

 

어디로 가는 기차를 탔을 지도 모를 승객들이 타고 왔던 차와 자전거.

이렇게 차나 자전거를 세워두었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타고 집으로 가는 모양이다.

시골 역이라 보통 2km 이상을 가야 집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 먼 길도 예전 우리가 어릴 때는 걸어 다녔지만

이제는 차로 다니는 세월이 되었다.

역의 모습이 변한만큼 세월도 참 많이도 변했다.

 

 

 

 

유난히 돌담이 많은 일신역 주변 동네 노곡.

돌담길을 걸으며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햇살 따사로운 날이라

우리처럼 구둔역과 일신역으로 나들이 온 사람들이

역 일 층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

그냥 지나쳐 나오는 우리에게 애써 차를 권한다.

서울에서 오신 분들이란다.

사람들은 시골에 오면 이렇게 마음이 열리는 모양이다.

이런 마음이 열리는 일신역이 사람들로 붐빌 때가 올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