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산을 오르다보면 곳곳에
눈에 띄는 시설들이 있다.
분명 행정기관에서 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사람의 손길이 간 것들이다.
그런 것을 볼 때면 미소가 번지면서
그 일을 한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산허리에 있는 작은 쉼터에는
죽은 나무를 이용해 만든 간이 의자가 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소나무 울창한 이곳에서 늘 쉬었다 간다.
그럴 때 이 의자는 참으로 편리하다.
나무껍질이 일어나지 않게 니스를 칠해놓아서
입으로 먼지만 훌훌 불고 앉으면 된다.
오르막을 오를 때,
한 걸음에 오르는 게 불편하다 싶은 곳에
이렇게 벽돌을 놓아 걸음이 한결 편하게 해두었다.
다른 사람의 편의를 위해
누군가가 산 아래서부터 지고 올라왔을 것이다.
돌로 만든 의자이다.
산길 여기저기 흩어져있을 때는
길을 가는 사람에게 불편을 주었을 돌이지만
이렇게 모아두니 훌륭한 의자가 되었다.
나는 지금처럼 더운 날에
산을 오르다 땀이 나면
이 돌 위에 벌렁 누워서 땀을 식히곤 한다.
성곽 옆 작은 공지에 꽃을 심은 정성.
그 정성의 주인공은
이곳이 마치 자기 집 마당인양 꽃을 심었을 것이다.
내가 팔달산을 오르면서 만난 이런 풍경들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거나,
즐거움을 주는 것들이다.
이런 것을 볼 때 마다
'나는 남을 위해 작은 희생이라도 했는가?'
라는 질문을 한다.
물론 나도 오랫동안 복지시설에 기부를 하고 있고,
봉사단체에 소속되어 봉사를 한 적은 있다.
그러나 나 스스로 혼자
이런 것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을 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남은 인생
이런 작은 희생으로
다른 사람을 미소 짖게 하면서
사는 날이 많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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