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쌍계사 계곡 숙소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에 눈을 뜨고 창밖을 본다.
겹겹이 둘러쳐진 지리산 능선들이 아름답다.
그 능선들 가운데 우뚝 솟은
쌍계사 은행나무가 고고하다.
눈을 돌려 아래쪽을 보는데
녹차밭인 것 같은 밭에
정자도 있고 비석도 있는 게 예사롭지 않다.
아침을 먹고 그곳을 둘러본다.
우리나라 차나무 시배지이다.
신라 때 당나라에서 차 씨를 가져와
왕의 명령에 따라 지리산에 심었다는
김대렴공 차시배추원비와
차를 번식시켰다는 진감국사추앙비도
있는 걸 보니 진실인 모양이다.
녹차는 하동이 자랑하는 최고의 특산물로,
녹차 재배면적이 전국의 23%에 이른다고 한다.
시배지란 명성과 걸맞은 재배면적이다.
지리산 자락의 신선한 공기와 햇빛,
자갈이 많고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을 머금고 자란 야생녹차는
‘왕의 녹차’라 불릴 만큼
맛과 품질이 뛰어나단다.
이른 아침 햇살 받은 차밭,
자르르 윤기 흐르는 찻잎에 눈이 부시다.
오랜 세월 돌너덜을 일구고 가꾸어온
농부들의 노고가 빛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 곳의 차는 대나무 숲에 둘러싸여있다.
지리산 대나무 이슬을 먹고 자란
잎을 따서 만들었다. 하여
죽로차 또는 작설차라고 한단다.
이 차가 얼마나 유명한지
몇 해 전 이 차나무에서 수확한
찻잎 한 통(100g)이
1,300만 원에 팔렸다고 하니
하동야생녹차의 우수성을
입증한 셈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하동에는 화개장터 입구에서부터
쌍계사를 지나 신흥까지
장장 12Km의 산야에 야생의 차밭이
조성되어 그 자체로 비경을 이룬단다.
봄날 화개십리 벚꽃길에
꽃 만발했을 때
이곳 차밭도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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