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모곡

겨울날의 어매는. . . .

렌즈로 보는 세상 2008. 2. 12. 18:53

봄은 아직 먼데

마당의 잡초를 뽑던

할머니는 언손을 녹이려 아궁이 앞에라도 가셨나?

어매도 이른 봄 아픈 다리 이끌며 마당의 풀을 뽑으며 우릴 기다리고......

 

 겨우내 군불로 지피던 장작을 숯으로 말렸다가 자식들이 오면 고기도 구워먹고

 

날이 추운 겨울에는 행여 펌프물이 얼까봐

저녁 설거지가 끝나기가 무섭게 맨손으로 물을 내리고 수도 종발은 볕 잘드는 추녀 밑에 보관했던 어매

 

                      뜨거운 가마솥의 뚜껑은 요렇게 헌 장갑으로 싸서 사용하는 지혜도.....

 

추운 겨울의 점심 설거지는 햇살 잘드는 마당에서도

 

그런 어매의 모든 기원은 정화수 한 그릇에서 출발했다.

정월이 오면 이른 새벽 동네의 다른 집에 대문 여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살그머니 나무 대문 열고

마을 뒤 공동우물에 가서 남먼저 기른 물을 떠다가 개다리 소반에 올려놓고

     정성껏 기도 하시던 어머니. 그 어매의 정성을 바쁘지도 않은 나는 따라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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