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안동 둘러보기

부엉이가 울면

렌즈로 보는 세상 2008. 7. 4. 18:57

옛날 옛날에는
안동시 일직면 원호리 마을은 아주 평화로운 마을이었데요.

그런데 어느 해 정월 대보름
마을 사람들이 즐거운 대보름 달불놀이를 끝내고 곤히 잠든 삼경쯤에
마을의 느티나무 부근에서 구슬프고 처량하게 우는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려오더래요.
그 울음소리를 들은 마을 사람들은 으스스한 기분에 잠을 설쳤어요.

 이상하게도 그 해
마을 사람하나가 이름 모를 병이 걸려 백방으로 약을 써 보았으나 허사였고.
이듬해도 또 그 이듬해도 해마다 부엉이가 울면
한 사람씩 죽어갔데요.

매년 이런 일이 일어나자 마을 사람들은 정월대보름이
다가오면 공포에 떨게 되었지만, 누구 하나 묘안을 찾아내지는 못했어요.

그 즈음 인근 마을 송리에
새소리를 들으면 그 뜻을 알아낸다는 후산이라는 살았데요.

그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을
부랴부랴 그를 찾아가서 물어보았어요.

후산이라는 사람은
“정성이 부족하오, 정성이 . . .” 하며 마을 사람들을 꾸중하더니
축문을 지어주며
“정월 대보름 전날 밤 삼경에 이 축문을 느티나무에 걸고
정성껏 제사를 지내면 괜찮을 것이오.“ 하고 일러주었데요.

 마을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 느티나무에 고사를 지내고
이튿날 밤을 조마조마하게 기다렸어요.

이윽고 삼경이 되자 고요한 적막을 깨고 “부엉”하는 부엉이의
울음소리가 딱 한 번 처량하게 들렸으나 더 이상은 들리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느티나무 밑을 가봤더니
거기에는 커다란 부엉이 한마리가 떨어져 죽어 있었데요.

그해부터 사람들은 어떤 병에도 걸리지 않았고
마을에서는 해마다 느티나무에 고사를 지내오고 있데요.

'여행 > 안동 둘러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속은 깨야 맛  (0) 2008.07.04
공부가 하고 싶어요  (0) 2008.07.04
누가 바보라고?  (0) 2008.06.09
아들이 좋아? 딸이 좋아?  (0) 2008.06.09
큰 제사(불천위 . 향사)  (0) 2008.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