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안동 둘러보기

약속은 깨야 맛

렌즈로 보는 세상 2008. 7. 4. 19:05

800년 전 예안의 어느 마을에 큰 부잣집이 있었대요.
그런데 그 집 주인이 얼마나 짠돌이인데다 못된 사람인지, 동네 사람들은 그를 돼지라고 불렀었대요.

하루는 부잣집으로 스님 한분이 찾아와서 시주를 좀 해 줄 것을 부탁했더니,
주인 영감이 나오면서 하는 말이.. "우리 집에는 개 줄 것은 있어도 너 줄 것은 없다."라면서 면박을 주더래요.

그런데도 스님은 다시 한번 시주를 해 줄 것을 부탁하였는데,
주인 영감은 말똥을 한 삽 떠다가.. 스님의 바랑에 넣어 주었대요.

스님은 오히려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그 집을 나가려는데,
마침 그 집 하녀가 이 광경을 보고..  가엾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인 영감 몰래 곡간에 있는 쌀을 한 그릇 떠 스님의 바랑에 넣어 주었어요.
 
스님은 그 쌀을 받으면서,  "내일 아침 이 곳에 큰 홍수가 나서 이 집은 큰 연못이 될 터이니, 너는 내일 날이 밝는 즉시 이곳을 피하여 뒷 산으로 올라가야 되느니라. 단, 절대 뒤를 돌아다보지 말고 올라가야 살 것이야." 라고 말하는거예요.

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하녀는 보따리를 챙겨 가지고 산으로 올라갔어요.
그 사이 갑자기 하늘에 구름이 끼고, 천둥소리가 나더니, 별안간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하는거예요.

하녀는 너무나 무섭고 겁이 나서 허겁지겁 산을 올라갔어요.
뒤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스님이 한 말을 생각하면서 간신히 참았어요.

산을 반쯤 올라갔을 때 쯤, 하늘이 째어지는 것 같은 천둥소리에..
하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만 뒤를 돌아다보고 말았지 뭐예요.
그랬더니 자기가 살던 집은 간 곳이 없고 그 자리에 커다란 연못이 생겨져 있는거예요.

더욱 겁에 질린 하녀는 안간힘을 다해 다시 산으로 올라가려 했지만, 발이 땅에 붙었는지 꼼짝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하녀는 그만 바위로 변하고 말았대요.
지금도 그 바위는 거기 서서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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