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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는 길

렌즈로 보는 세상 2009. 10. 21. 00:41

옛날 경북북동부 지방에서 서울로 갈려면 꼭 넘어야 되었던 죽령을 넘어가는 옛길을

붉은 빛 소백산 꼭대기서 내려오는 지난 일요일 친구들과 찾았다.

 

죽령 옛길 주변은 아직 단풍 빛 많이 짙어지진 않았지만

빨리 물드는 담쟁이 잎은 입구에는 아직 그 빛 고왔으나

길 중간쯤의 담쟁이 잎은 벌써 떨어지고 잎대만 남아 가을 빛에 반짝였다.

 

죽령 옛길 걷기는 소백산역(옛날 희방사역)에서 출발하거나

역마당을 지나 비포장로를 따라 도솔봉쪽 계곡으로  가다가 죽령옛길 표지판 앞에 차를 세우고 시작하기이다.

 

 

소백산역, 적당히 촌스러운 그림이 있어 더 정겨운 역이다

 

여기서 죽령주막까지 편안하게 이야기 하며 걸으면 4~50분 정도 걸린다 

 

옛길, 소백산 자락의 과수원에 사과가 붉어간다.   

이곳의 사과는 일교차가 심한 기온으로 인해 당도가 높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이 고갯길은 많은 명인들이 오갔다네요.왕건, 안향, 정몽주, 정도전, 금성대군  . . . .

풍기군수 주세붕과 농암 이현보선생이 주고 받은 글이 쓰여있었어요. 

 

 옛날 주막터는 이제 세월의 무게에 돌담도 허물어 진다

산을 오르는 것은 이래서 즐겁습니다. 이 나무의 이름이 "일본잎갈나무"란걸 처음 알았거든요

 가족끼리 아니면 친구끼리 길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쉴새없이 만났다

 

사람들은 돌이 있으면 피해가고 , 나무가 길을 막고 있으면  허리를 구부리고 지나가며 자연과 어울린다

 

 

길은 나무가 울창하여 한낮에도 해를 볼 수 없을 정도다

 숨 헐떡이며 마지막 오르막을 오르면 죽령 고갯마루에 도착하고 고개 돌려 바라다 본 도솔봉의 가을도 익어가고

지금의 죽령주막 옆 정자에도 가을은 익어간다

초가 주막과 항아리들, 고향의 정취가 느껴지고

주막에 앉아  파전 안주하여 시원한 동동주 한 잔 기울이면 그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