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남매를 키우던 어매는
길쌈과 바쁜 들일로 빨래를 날마다 할 수 없었다.
바쁘게 일을 하는 사이사이 틈이 생기면
모아두었던 빨래를 한꺼번에 하니
많던 식구에 비해 턱없이 짧았던 빨랫줄에는
모두 다 널 수가 없어
집 주변의 가시넝쿨 위나
솔가지와 수숫대로 엮어 만든 울타리까지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빨래를 널어 놓았다.
그 모습이
때로는 어느 화가의 그림 같기도 하여
어린 마음에
참 묘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특히 가을 날 해질무렵
널어놓은 옷가지들이
길게 그림자 드리운 빨래줄의 모습은
학교에 갔다 돌아왔을 때
어매가 없어도 허전하지 않은
내 마음의 어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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