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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 단풍 들었네

렌즈로 보는 세상 2011. 10. 20. 21:54

 청평에서 호명호수 가는 길에 길 눈 어두운 우리집 남자 호명산 입구를 훌쩍 지납니다.

다시 돌리려고 생각하는데

"오-매 단풍 들었네"

란 말이 입에서 저절로 터저나오는

 아름다운 단풍잔치가 펼쳐지는 곳이 보입니다.

급하게 차를 세우고 입구의 표지판을 봅니다.

수림농원

여름철이면 꽤나 인기있을 것같은 곳이지만 가을 평일에는 아무도 없이 조용하기만 합니다.

차는 들어오지 못하게하니 길가에 세워놓고 단풍에 홀려 문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여름에는 너무 바빳을 것 같은 의자들이 편히 쉬고 있습니다.

이 가을에도 잔디밭에서 아이들과 함께 뒹굴고 놀면 너무 좋은 곳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

 

 

 

 

 

 

 

 

 

 

 

 

 

 

붉은물 노란물이 뚝뚝 떨어지는 이런 황홀한 아름다움을 가을이 아니면 누가 우리에게 선물하겠나 싶습니까?

이런 선물 받는 걸 기꺼워 하는 것도 선물을 하는 가을에 대한 예의인 것같은 마음에 사진을 찍어 인사합니다.

 

 

 

 

 

 

"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랑

"오-매 단풍 들겄네"

장광은 골 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겄네"

 

추석이 내일모래 기둘리니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겄네"

 

이런 시가 생각나는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리 단풍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붉고 노오랗고 다양한 모습을 한 단풍들을 바라보며

이 가을 수림농원 곳곳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

가을물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면 너무 행복할 것이란 생각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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