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전시

오스만 제국의 화려한 보석들을 만나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8. 3. 10:23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기획전시

'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을 보고 왔다.

 

'동서문명의 교차로에 있는 이스탄불,

 여러 민족의 삶의 터전이기도 한 곳은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까?'

라는 생각으로 터키문명전을 보러 가는 발걸음은 더운 날씨 때문에 조금은 무거웠지만,

오스만 제국의 아름다운 보석들을 만나고 오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한 날이었다.

 

 

 

 

 

 

국림중앙박물관의 오른쪽 상설전시관과  왼쪽 기획전시관 사이에 있는 계단.

무더위를 날려보낼만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게 너무 좋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 되었다.

 

 

이번 전시는 한국-터키 수교 55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참전으로 인해 형제애로 맺어진 터키의 문화유산을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전시이다.

'이스탄불의 황제들'전을 시작한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으니

이제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은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입장료와 관람시간

 

 

입장료가 만만하지 않아 좀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전시실 안 대기실에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어른들로 북적인다.

 

 

 

대기실에는 터키의 의상을 입거나 모자를 쓰고

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했을 때는 즐거운 체험이 될 것 같다.

 

 

 

전시장의 초입.

전시장내에서는 촬영이 되지 않아서 촬영은 여기서 마무리된다.

전시장 내부는 터키의 고건축 내부를 본 따

 아치형 천장 모습을 하고 있어서 터키의 느낌을 살렸다.

 

 

돌궐족이 위구르에 망하고 남은 민족들이 서방으로 이동하여 오스만 투르크(터키)를 세웠다는

도슨트의 이야기에 귀가 번적 뜨이는 날이었다.

당연히 그들은 서양의 어느나라 민족일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터키인들은 우리나라를 이웃나라라고 생각하고 한국전쟁 때에 많은 병사들을 파병했다고 한다.

검은 테두리안이 이스탄불이다. 

 

 

이번 '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 전은

기원전 3000년쯤 터키 아나톨리아 고대 문명 시기부터 19세기 오스만 제국 시기까지의

터키 역사의 전반을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하게 전시를 구성했다.

앙카라 소재 아나톨리아 문명박물관과 이스탄불 고고학박물관,

터키 이슬람미술관, 이스탄불 톱카프궁 박물관 등

총 4개의 터키 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 152건, 187점을 골랐다.



 

 

 

 

'터키문명전 : 이스탄불의 황제들'전은 총 4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었다.

고대 문명을 중심으로 아나톨리라 초기문명, 서양문명의 원류인 그리스 로마문명,

찬란한 기독교 세계를 연 동로마문명,

그리고 세계 대제국으로 군림한 오스만 제국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오스만 제국 섹션에서는 전쟁과 이슬람, 궁정문화로 나누어

이슬람 문화의 중심이었던 오스만 제국의 화려한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톱카프궁 박물관의 유물은 보석 그 자체다.

 

 

 

실루엣으로 처리한 톱카프궁.

이 아름다운 궁전박물관의 유물들은 어느 것 하나 보석이 아닌 것이 없다.

 

특히 내 눈과 마음을 활홀경으로 빠뜨렸던 아름다웠다운 유물들을 들여다보자

 

 

오스만 제국 말기에 유행한 술탄(오스만 황제) 옥좌 위에 놓였던 보석 장식 드리개.

루비 161개, 에메랄드 80개가 들어가 보험사 평가액만 약 14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투구와 코란받침

 

왼쪽 :터키석과 루비로 장식하고,

금을 상감한 16세기 술탄의 투구는 당시 궁중 보석 세공인들의 뛰어난 솜씨를 보여준다.

투구에 새겨진 문구는 코란의 명문들이다.

 

오른쪽 :호두나무에 자개, 거북등껍질과 흑단으로 장식한 코란받침

열고 닫을 수 있게 15개의 이를 맞물리게 해 편리함도 갖추었다.

 

 

 터번 장식.

오스만의 황제들은 왕관 대신 터번을 썼다.

이 터번 장식은 물방울 모양의 다이아몬드와 에에랄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4개의 줄기가 양 얖으로 뻗어 있다. 장식의 윗부분은 진주와 루비가 서로 엮인 다발이 있다.

그 끝에는 루비와 에에랄드가 2개씩 달려있다.

터번에 꽂히는 아랫부분은 녹색, 빨간색, 흰색의 에나멜이 입혀진 식물문양이 장식되어 화려하기 그지 없는 장식품이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목재 등을 서로 맞물려 연속적인 무늬를 만드는 쿤데카리 기법으로 만들어진 코란함

 

 

 

예배용 깔개와 향로.

지금도 터키산 카페트가 유명한 것은 이 깔개를 만들었던 장인들의 솜씨가 전승되어서일 것 같다.

기도 후에 향을 피웠던 오스만은 향로를 만드는 기술도 빼어났다.

깔개나 향로 모두 다 신의 존재나 신력을 상징하는 식물의 문양을 새겼다.

 

 

 

 

 

'신성한 모스크'인 카바 신전이  묘사된 타일.

'신은 한 분이시다' 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이 타일은 17세기 말부터 18세기 말까지

이즈닉, 퀴타흐야 및 이스탄불의 테크푸르 사라이 같은 여러 중심지에서 특별 주문을 받아 생산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정교하고 회려한 타일을 일반생산을 할 수는 절대로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식사 전후와 기도 전 술탄이 손을 씻은 은 주자 세트(왼쪽).

터키식 작은 커피잔을 올리는 받침. 100개가 넘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됐다(가운데).

루비와 에메랄드로 장식한 수정 국자(오른쪽).

주부인 나는 저 화려한 국자가 너무 탐이 났다.

 

 

 

자페르나메(승리의 서)

이 책은 티무르 제국을 개창한 티무르칸(1370-1405)의 전쟁과 승리의 역사를 서술한 책으로

오스만 왕조에서는 이런 그림을 곁들인 책을 즐겨 만들었다.

글의 제목에도 금도금을 입혔다니 오스만의 극에 달한 사치를 엿볼 수 있다.

 

이밖에도 보석으로 장식한 술탄의 칼이나

신분을 나타내는 높이가 다른 화려한 실내화등

우리 눈과 마음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유물들이 너무 많다.

 

구경을 하고 나오면서

'오스만 궁중의 화려한 유물들에 가려진 일반인들이 남긴 유물들은 어떤 것이었느지 궁금했고.

그런 것들도 함께 전시되었으면 더 좋은 전시가 되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