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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년만에 부활한 잊혀진 고대왕국 조문국 사적지에서

렌즈로 보는 세상 2012. 8. 9. 13:12

 

 

의성읍에서 금성면 탑리로 가는 길

탑리를 들어가기 직전에 작은 고개를 만난다.

그 고갯마루에 문익점선생이 중국에서 목화씨를 붓대롱에 가지고 와서

선생의 손자가 심었다는 목화재배지 기념비가 있다 .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고개를 오르는 오른 쪽에 보이는 산더미같이 여러 개 있던 봉우리가

점점 커지고 깨끗하게 정비되더니 '조문국 사적지'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잊혀졌던 고대국가 조문국이 남아있는 고분들을 발굴하면서

2000 년만에 삼한시대 부족국가 조문국으로 부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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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기 185년 신라에 병합되기 전까지 21대왕, 369년을 이어온  

삼한시대 경북 북부지역 최대 고대국가였던 조문국 사적지가

한여름 늦은 오후 뜨거운 햇살받아 찬란한 모습이다.

상주, 문경,단양, 울진, 영덕에까지 이르렀다는 조문국의 위용이 이랬을까?

 

대부분의 고분들이 평지에 만들어진 것에 비하면

이곳의 고분들은 높고 낮은 지형을 그대로 살려 만들어져 있어

마치 아름다운 공원의 조각물 같다.

 

 

 

조문국 사적지인 금성면 대리리, 탑리리, 학미리에 산재한 고분이 200여기,

그  중 1호기인 경덕왕릉.

고분들 중에서 유일하게 비석과 상석 등 석물이 되어있다.

'2000 년 동안 잊혀졌던 왕국이 부활하면서 왕의 권위도 부활했구나!'


 

 

맨 앞의 6호 고분은 낮은 언덕의 남쪽 비탈에 축조한 원분으로서

분구의 크기는 밑둘레의 동서 지름 20m, 남북 지름 21m이고 높이는 북쪽에서 2,2m, 남쪽에서 4m이다.

분구 안에는 적석목관의 제 1 묘곽과 장방향의 토광인 제 2 묘역이 있단다.

 

제 1 묘곽에서는 금제세환귀걸이,은제과대장식, 장경호, 단경호, 철모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고,

제 2 묘곽에서는 홍색, 갈색의 유리구슬과 장경호, 유기호, 고베, 고베뚜껑 등 토기류가 출토되었단다.

 

여기에 있는 다른 고분에서도

공작새 날개 모양의 금동관, 나비모양관장식 등이 발굴되었다.

유물 720여점은 발굴조사를 진행했던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대구박물관,

경북대박물관, 경희대박물관 등이 각각 소장되었단다.

 

그러나 범군민연대의 '외부 반출 유물반환 운동'으로

사라졌던 조문국의 문화를 2000 년이 흐른 지금 우리가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올 연말이면 조문국박물관이 가까운 곳에 문을 연단다.

 

 

 

 이곳의 고분들은 똑같은 모양이 별로 없다.

크기와 모양이 각양각색이라 각기 다른 자태로 찾는 이들을 반기는

저 의연한 모습이 2000 년 전의 조문국의 모습이였을까?

 

  

 

조문국 사적지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세력이 약해지면서 다른 나라에 병합되고, 잊혀진 왕국이 되어버린 그 슬픔을 조금이라도 알까?

 

 

 

 

 

둥근 무덤 너머로 또 다른 무덤이 보이는

햇살받아 아름다운 조문국 사적지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고분 너머로 보이는 또 다른 고분들.

2000 년이 흐른 지금, 함께 한여름 늦은 오후의 해를 뜨겁게 받고 있지만

그 안에서 잠든 사람들은 생전에 서로 알고나 있었을까?

 

 

 

 

 

만약에 그들이 서로  알았다면

나라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것에 대비는 했을까?

 

  

 

 

나라의 병력도 다시 정비하고

국가의 기강도 보강하면서 말이다.

 

 

 

 

 

설령 그들이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면

 그들은 그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을까?

 

그리고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가정과 사회, 나라가 어려운 이 시대를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또 나는.....?

 

 

 

 

역사는 이긴 자의 것이다.

패자의 역사는 승자의 역사에 가려지고 만다는 걸 여실히 보연 준 조문국 사적지,

이제 2000 년의 긴 잠에서 깨어난 만큼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실천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