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늦은 장마로 해를 보는 날이 거의 없이 지냈지요.
그렇게 기다리던 비이지만 과한 것은 또 다른 불만을 부르네요.
후덥지근하게 습도가 높은 나날이 짜증스러웠던 지난 주말
모처럼 해가 뜨고 하늘은 청명하여 눈이 시릴 듯 파아란 하늘에는 구름이 둥둥 떠다니네요.
얼마만에 보는 햇살인데 집에서 밍기적 거리는 건 안돼겠다 싶어
일요일인 어제 오후
의성과 가까운 군위의 시골길을 차를 타고 이리기웃 저리기웃하다가 왔어요.
비 온 뒤에 쏟아지는 햇살이 뜨겁기는 하였지만
장마가 시작하기 이전의 더위와는 그 느낌이 확 다르네요.
들길을 가다 만난 나락들에 내린 햇살도 가을로 가는 따사로운 느낌이 강한 햇살이고요.
과수원에 내린 햇살도 꿀맛 사과로 영글게 하는 햇살이네요.
오늘 태풍 볼라벤이 제주도에 상륙한다고 하지요.
다시 비 내리는 날이 다가 올 것을 대비해 들에는 참깨를 털어내는 손길도 분주하고요.
긴 장마와 또다시 내리는 비에 병충해가 걱정이 된 농부의 농약 뿌리는 손길도 분주하네요.
가을의 초입에서 햇살 받아 빛나는 곡식들의 모습이 풍년을 기약하는데
남쪽으로부터 올라오는 태풍 볼라벤이 걱정입니다.
이번 볼라벤은 곤파스와 매미, 루사보다도 강력하다고 하니 더욱 걱정입니다.
찌는 것 같은 여름철에도 잠시 허리 펴고 다시 일하시던 우리 부모님들
이제 결실을 눈 앞에 두고 가슴 부풀어 계실 텐데요.
모쪼록 태풍 볼라벤이 무사히 지나가서
올 가을에는 허리 쭉 펴시고 크게 웃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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