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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인 것을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5. 1. 06:34

 

 

나는 할 일이 없고 무료하거나 기분이 꿀꿀하다 싶으면 동네를 한 바퀴 휘 돌아오기를 좋아한다.

그저께도 가까운 너부대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 길에 동네도 한 바퀴 돌았다.

작은 산이라도 동네에 비해 꽃이 늦게 피는 너부대는 아직 목련이 많이 남아있었다.

흐린 날 해저물 무렵의 자목련과 백목련의 어우러짐도 짠하지만

오다가 만난 동네의 풍경은 더 크게 가슴 싸아하게 한다.

이런 풍경을 접할 때마다

다시 기분을 추스리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찬가지인 것을 

                    - 손희락

 

 

 

 

 

 

 

 

 

 


원망하지 말자
불평하지 말자
가죽구두 신고 걷는 길
고무신 끌고 못 갈 것인가
어차피 걷고 있는 목적지
마찬가지인 것을

 

 

 

 

 

 

 

 

 


원망하지 말자
불평하지 말자
진수성찬 식탁이나
초라한 식탁이나
밥 한 그릇 비워 배부른 것
마찬가지인 것을

 

 

 

 

 

 

 

 

 

원망하지 말자
불평하지 말자
넓은 공간에 누우나
좁은 공간에 누우나
내일을 위해 꿈꾸긴
마찬가지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