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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야 가라! 우리는 영걸스!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6. 3. 07:06

 

 

광명에는 나이를 잊고

어린이들에게 인형극으로 광명의 역사를 소개하는 할머니들이 있어
따스한 감동의 물결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들은 대부분 6,70대의 할머니들로 이루어진

'향토실버인형극단'  영걸스(영원한 소녀들이라는 뜻)입니다.
 
흔히 나이 70이 넘으면 삶을 마무리할 때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할머니들은  열정으로 무대를 접수했습니다.
 
지난 5월 31일 금요일 10시
광명시 광성초등학교 열린교육실에 모인 

3학년 학생 170여명을  감동시킨 광명문화원 소속

'향토실버인형극단'의 ' 여장부 강빈' 을 보고 온 이야기를 올립니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한

광명 광성초등학교 열린교육실은

인형극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분주합니다.
왠만한 공연이면 무대준비는 전문가가 맡아하는 것이 상례지만
오늘 공연은 주인공들이 직접 이렇게 무대를 꾸미고 있지만

누구 하나 불만스러운 표정이 아닌 즐거운 모습입니다.

 

 

 

단원들 틈에서 열심히 일하시던

 '향토실버인형극단' 오승민단장님을 만나

극단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창단한 지 5년이 된 향토실버인형극단은

현재 12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고,
매월 5회 정도의 공연을 하고 있으며

광명의 역사 속 인물 '오리 이원익'이나 '민회빈 강씨' 를 올립니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문화원에 모여 공연을 위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연습을 하지 않으면 잘 잊게 되어서 이기도 하지만

단원들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5년간 쌓아 온 단원들과의 호흡을 통해 

눈빛만 봐도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의 호흡입니다."
단장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연습을 하는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인형극을 시작하기 전에 단원들을 지도하는 장영주선생님이

인형극을 보는 자세와 영걸스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선생님은
"연세가 드셔서 하시는 분들이라 책임감은 최고인 단원들입니다.
인형을 움직이는 기술이 고난이도의 기술인데도

무디어진 손놀림으로  잘 하시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라며 칭찬에 입에 침이 마를 지경입니다.

 

 

 

똘이와 할머니의 해설로 시작하는 인형극 '여장부 강빈'.


오늘 인형극을 3학년이 보는 이유는

사회과목에 내고장의 역사에 대한 단원에 '민회빈 강씨'
그녀의 무덤 영회원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랍니다.

 

 

'여장부 강빈'
병자호란이 끝나고 청나라의 인질이 되어

심양으로 끌려갔으나 낙담하지 않고
무역과 농사를 통해 번 돈으로

노예로 팔려간 조선의 백성들을 구출했던

소현세자빈이 바로 '여장부 강빈' 이다.

 

 

 

'여장부 강빈'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르던 시대에

세자빈이라는 신분으로 시대의 아픔에

낙담하거나 순응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

지금도 많은 여성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인형극에서도 그녀의 그런 활동을 조명했습니다.

 

 

 

그렇게 활동적인 삶을 살았지만
시아버지의 견제로 인해 남편인 사도세자도 죽고

민회빈도 사약을 받는 슬픈 이야기를 연기하는
영걸스의 뛰어난 연기에 어린이들은 감동합니다.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어 살아 숨 쉬게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공연에서는 내가 민회빈 강씨이고,

오리 이원익이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는 할머니들의 땀 흘리는 연기를 보며

 

 

 

 어린이들은  숨 죽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하고,
 때로는 박수를 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이런 모습만 봐도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보다

학습효과가 얼마나 높을 것이라고 짐작이 갑니다.

  

 

 

 

 

인형극이 끝나고 극단 측에서는

'민회빈 강씨' 에 관한 퀴즈를 내어

어린이들의 학습효과를 다시 한 번 높여줍니다.
퀴즈를 맞힌 어린이는 광명문화원에서 창간한

'민회빈 강씨' 라는 만화책을 선물로 받고 행복해합니다.

 

 

 

 

공연이 끝나고 어린이들이 인형을 다뤄보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어린이들은 손놀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느끼며 

할머니들의 수고로 행복했던 시간을 고마워할 것입니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단원들 전체가 인사를 할 때

어린이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냅니다.
얼마나 감동을 받았으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박수를 치는 어린이들 틈에서 열심히 박수를 치던

6반 남윤정 어린이의 인형극을 본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
책에서도 배우고 영회원에 가서도 이야기를 들어봤지만 오

늘 인형극만큼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았어요.
우리 할머니같은 할머니들이 이렇게 재미있게 하신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돼요.
할머니들이 건강하시고 앞으로 

광명의 다른 이야기도 많이 들려줬으면 좋겠어요."
어린 줄만 알았는데 소감도 똑 부러지게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도 영걸스 단원들이 앞으로 더 많은

광명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대로 된 출연료도 받지않고

봉사를 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하는

 ' 향토실버인형극단' 영걸스 할머니들은

지역의 향토인물 인형극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긍심과 함께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며

지역사회에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여장부 강빈', '오리 이원익'  뿐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해서
학생들뿐만 아닌 광명시 전 시민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인형극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광명을 넘어 다른 도시에서도

멋진 인형극을 공연하는 날도 늘어나도록 노력할 것이랍니다.
부디 건강하시어 그꿈 이루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