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경기도 둘러보기

구름산에서 가학광산동굴까지 느리게 걷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6. 7. 08:58

 

 

지난번 가학광산동굴로 시민필진 소풍을 갔을 때,

 광산 입구에서 바라본 가학산에서 내려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부러워 나도 한 번 걸어보리라 다짐을 하고 있었다.

그 꿈이 이루어진 날이 어제였다.

점심을 먹고 3시쯤 집에서 나서 광명사거리역에서 2번 버스를 타고 광명시 보건소에서 내렸다.

보건소에서 시작해서 쉬엄쉬엄 느리게 걸어서 가학광산을 들리고 뒷골버스정류장까지  내가 걸은  코스는 

광명보건소~구름산체력단련장~정자 전망대 ~가리대광장~구름산전망대~구름산~가학광산동굴~뒷골로 이어지는 장장 6km가 넘는 거리였다.

그렇게 먼길을 그냥 다녀오라면 힘들었을 텐데 내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으면서 다녀온 길이라 4시간 정도가 걸린시간도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광명시 중심부에 위치한 구름산은 광명의 산소탱크이자 심장으로  높이 237m의 그리 높지않은 산이다. 

광명시 소하동과 노온사동의 경계에 있고, 원래 아방리에 있는 산이라 해서 아방산이라고도 불린다.

구름산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은 조선 후기부터다.

산이 구름 속까지 솟아 있다고 해서 구름산, 또는 운산(雲山)이란 이름이 붙었다.

구름산의 산줄기는 남쪽으로 능고개를 지나 가학산과 서독산으로 뻗어 있으며, 북쪽으로는 도덕산까지 이어진다.

숲이 울창하고 삼림욕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접근이 쉬워 광명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등산 코스로도 많이 이용되는데, 정상에 서면 시흥시와 안양시, 관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구름산 도시자연공원은 하얀1동 보건소 입구(금당마을)에서 출발해 소하2동 군부대까지 3.5km의 등산로를 조성하고 있다.

등산코스는 3가지가 있는데, 모두 보건소 입구에서 출발한다.

1코스는 소하근린공원으로 하산하는 3.5km 코스이며, 2코스는 애기능저수지로 하산하는 4.0km 코스, 3코스는 가리대마을로 하산하는 2.1km 코스다.

 

 

 

 

광명사거리에서 2번 버스를 타고 구름산 하안보건소에서 내려 구름산을 오르는 길의 시작은 두곳이 있다.

 바로 보이는 구름산 진입로 계단을 따라 오르거나 보건소 쪽으로 돌아가서 구름산 체력단련장에서 오르는 길이다.

 

 

 

 

나는 구름산체력단련장에서 출발해서 돌산을 오르지 않고 정자전망대 쪽으로 산을 돌아가는 길을 택해서 올랐다.

그곳으로 오르는 길이 거리상으로는 멀지만 경사가 완만하고 그늘이 많아서 걷기 좋기 때문이다.

 

 

 

군데군데 쉼터와 체력단련장이 있어서 가다가 힘들면 쉬었다가 갈 수도 있고

쉬는 게 지겹다 싶으면 운동을 하며 무거운 몸을 풀 수 도 있어서 오르기 재미난 길이다.

 

 

 

나는 구름산을 오르는 길을 돌산을 거치지않고 돌산 허리를 구비구비 돌아가는 둘레길을 선택해서 올랐다.

돌산을 한구비 돌아서  만난 정자전망대에는 산을 오르거나 내려오다가 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런 푸르름 가득한 곳에서 쉼은 곧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자전망대에서 가리대 광장을 오르는 길은 우거진 나무 사이를 따라 걷는 길이다.

편안한 흙길을 걷는 코스도 있고 돌너들을 따라 걷는 길도 있지만 많이 힘들거나 가파른 길은 없다.

 

 

 

 

그래도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완전무장을 한 사람들이 많다.

산보 정도의 산을 오르면서도 등반을 하는 모습으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가 또 있을까 싶지만

뭐든 안전이 우선이니 봐줄만하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편안하게 운동화 차림으로 산을 오르는 사람도 있다.

가리대광장으로 향하는 내리막 길을 올라오는 이분은 아예 운동화를 벗어들었다.

맨발로 흙을 밟고 걸으면 건강에 좋다는 데 주저할 일이 없단다.

 

 

 

 

숲길을 쉬엄쉬엄 1.5km정도를 걸어서 도착한 가리대광장.

이곳의 정자도 사람들이 많다

초여름이지만 한여름 못지않는 더운 날씨에 산을 올랐다가 이런 정자에서 쉬는 것은 바로 힐링을 하는 것이리라.

 

 

 

내가 걸을 길이다.

가리대광장에서 구름산 정상까지는 1.1km이고,

구름산 정상에서 가학광산까지는 2.6km이다.

벌써 4시 반이 다 되었다. 날씨가 덥다고 너무 늦게 나선 것 같다.

오늘 일정을 소화할려면 서둘러야겠다.

 

 

 

가리대광장에서 구름산 전망대까지는 가파른 오르막 길이라  많은 계단을 올라야한다.

쳐다보니 까마득하지만 한국아줌마의 힘으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길은 가팔라서 힘은 들지만 산의 능선을 오르는 길이라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있어서 좋은 길이다.

얼마 전에 들었던 법륜스님의 말이 생각난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 어려운 면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을 보면 길이 보인다."

는 말씀 말이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개인으로 오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회사에서 단체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있다.

구름산전망대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을 남겨놓고 산을 오르던 사람들은 기력을 보충한다.

 

 

 

숨 할딱거리며 계단을 올라 드디어 도착한 구름산 전망대.

이곳이 정상인줄 알았더니 아직도 아니란다.

여기는 쉬면서 광명의 모습을 바라보고 가는 곳이란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광명 하안동과 철산동

날이 맑았으면 멀리 서울까지 보였을 텐데 흐린 날이라 광명시도 제대로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구름산전망대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서 만난 멍두딸기꽃(왼쪽)과 이름모를 꽃이 다소곳하다.

조금 더 늦게 갔다면 저 꽃의 열매인 멍두딸기를 따먹으면서 걸을 수 있었겠다.

어릴 적 고향 산천에 지천으로 널려있던 멍두딸기는 달콤새콤한 그맛이 초여름 간식으로 최고였는데 안타깝다.

 

 

 

구름산정망대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큰 바위들도 만나는 곳이지만 많이 가파르지는 않아서 걷기가 좋다.

 

 

 

일행들과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르면 좋을 길이다.

 

 

 

산 아래에는 거의 지고 없는 찔래꽃(왼쪽)도 아직 화사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릴 적 따먹던 생각이 나서 꽃잎을 따먹어 보지만 어릴 적 그 쌉싸름하면서 달작지근 하던 맛은 아닌 것 같다.

세월 흘렀으니 입맛이 변한 건지 꽃맛이 변한건지.....

오른쪽의 꽃은 이름도 모르는 꽃이지만 보라색의 자태가 너무도 아름답다.

 

 

 

드디어 도착한 구름산 정상이 보이는 곳.

땀 흘리며 산을 올라 푸르는 나무그늘에서  마시는 물 한 모금은 보약 한사발과 같을 것 같다.

 

 

 

의젓하고 아름다운 정자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구름산 정상.

237m라니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모처럼의 산행이라 땀을 많이 흘리며 올라서 만나는 정상이라 더 반갑다.

 

 

 

평일이지만 정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멀리 등산을 하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곳에 이런 산이 있어서 자주 오를 수 있는 것도 광명시민들에게는 축복이다.

 

 

 

맑은 날이면 멀리 시흥까지도 보였을 텐데 안타깝다.

저기 주욱 뻗은 길은 서울외곽순환로 인천방향이다.

 

 

 

구름산 정상에서 가학광산까지 가는 2.6KM는  주로 내리막길이다.

모처럼 산을 올랐더니 내리막 길에서는 다리가 약간 후들거리기도 했지만

이런 보호망이 설치되어 있어서 줄을 잡고 내려갈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길에서 만난 씀바귀꽃과 쪽동백도 깨끗하다.

도심을 벗어난 곳에서 자란 꽃이라 그 깨끗한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구름산 정상까지를 오르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가학광산까지 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길이 호젓하다.

 

 

 

숲은 우거지고 사람들은 별로 없어서 약간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서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평일에 오르면 좋을 것 같다.

주말에는 이길도 사람들로 북적이니 말이다.

 

 

 

마지막 갈림길에서 만나 이정표.

벌써 해가 늬엿거리는 시간이라 나는 가학산은 오르지 못한다.

가학산을 올라 바위동굴터널에서 시원한 바람도 쐬고 싶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바로 0,6KM가 남은 가학광산동굴로 향한다.

 

 

 

마지막 갈림길에서 광산까지 내려오는 길에서 만난 바위산.

이 바위를 잘게 부수면 돌들에서는 금가루 은가루가 나올 것 같다.  물론 동도 많이 섞여있고... 

바로 이 산속에 가학광산이 있었으니 말이다.

 

 

 

 

저기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굴뚝이 보이면 가학광산동굴을 다 왔다는 표시이다.

동굴은 저 굴뚝이 있는 자원회수시설 바로 위에 있으니 말이다.

 

 

 

 드디어 도착한 가학광산동굴.

벌써 6시가 한참 지난 시간이라 그곳을 찾은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굴 앞에 서기만해도 더위가 싹 물러가는 그곳을 유난히 더울 거라는 올 여름에 다시 찾아야겠다.

그 때는 느긋하게 동굴에서 3D 영화도 한 편 보고 말이다.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광산체험을 할 수 있는 가학광산동굴의 이야기는 이곳에서 볼 수 있다.

http://blog.daum.net/helimkim/11764134

 

 

광명시 보건소에서 시작해서 구름산 정상을 올랐다가 가학광산을 찍고 뒷골 11번 버스 정류장까지 장장 6KM를 4시간에 걸쳐 걸었다.

그 길에서 광명의 또 다른 모습을 알아가며 힐링을 하고 와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