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행사

지구를 살리는 우리 마을 10/10/10 소등행사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6. 12. 07:39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전력수급 비상'이라는 기사가 연일 뉴스를 장식한다.

그러나 그 비상사태를 썩 물러가게 하여 지구를 살리는 행사가 있었다.

6월 10일 저녁 6시부터 10까지 광명시 소하동 소하 휴먼시아 5단지 중앙광장에서 열린  

'101010 별 볼일 있는 우리마을 소등행사' 에너지절약 마을축제이다.

 

 

 

'101010 별 볼일 있는 우리마을 소등행사'

광명시의 저탄소 그린아파트 만들기 시범단지로 선정된 소하휴먼시아5단지에서 지난 4월10일 처음 열린 행사로 지금 3회째를 맞이했다.

저탄소 그린아파트 만들기 사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큰 아파트를 대상으로 민·관 협력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모델을 개발하고,

지역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마을단위 녹색생활 실천운동이다. 

행사는 단순히 소등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절약 체험부스도 운영했다.

또 재생 가능한 중고 물품을 매매하는 벼룩시장, 동 대항 줄넘기 대회, 재능기부 공연으로 주민들이 화합하고 즐기는 마을 축제로 진행됐다.

 

 

 

그럼 오후 6시에서 10까지  마을축제로 진행된 '101010 별 볼일 있는 우리마을 소등행사'  구경을 가보자.

 

 

6시 조금 넘어서 도착한 행사장,

주민들이 함께하는 행사이다보니 벼룩시장은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모두가 물건을 파는 사람이고 사는 사람이다.

내 딸이 팔아서 귀엽고

내 아들이 살 수 있는 물건이 많아서 좋다.

 

 

 

 

벼룩시장에서는 물건만 팔고 사는 줄 알았는데 이런 서비스도 판다.

역시 아이들 다운 발상이다.

내 자식이 해주는 것 같은 안마라 받는 부모님은 즐겁고

해 주는 아이들은 효도를 하는 것 같아 더욱 즐겁다.

 

 

 

 

열심히 물건을 팔고 있던 전에스델(구름산초4) 어린이는

"매달 색다를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고요.

제가 이런 일을 한다는 게 뿌듯해요.

지난 달에는 다 팔았는데 오늘은 얼마나 팔지 모르겠어요.

지난 번에 번 돈은 기부를 했어요.

제가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는 이 아파트에 산다는 게 행복해요."

라며 생글생글이다.

 

 

 

 

7시가 넘자 행사장 한 켠 에너지 체험부스에서는 체험이 한창이다.

찌는 듯한 무더위를 전력소비 없이 날려버리는 부채만들기를 하는 어린이들의 손놀림도 바쁘다.

 

 

 

자전거의 동력을 이용해서 바나나 우유를 만드는 부스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다.

이런 행사가 없었다면 어린이들은 전기 믹서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으로 알았을 텐데 말이다.

일반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들지만 바나나우유 한 잔을 위해 땀 흘려 본 사람만이 그맛을 알 수 있다.

이 체험부스는 아이들에게 신재생에너지 체험 및 친환경 녹색생활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곳은 천연모기퇴치약을 만드는 곳이다.

실내에 뿌리기도 하고 몸에 바르기도 하는 이 약은 최고의 인기 제품이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만들어 간다. 

올여름 모기 걱정은 뚝이다.

 

 

 

주민들이  물건을 팔고 에너지 체험을 하는 사이에서

휴먼시아 5단지 추진협의회 박장국대표의 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시청에서 이런 사업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주민회의를 거쳐 신청했습니다.

지구를 살리자는 취지가 마음에 들어 주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지요.

4월 첫회 때는 날씨도 추운데 주민 600여명이 참여하였습니다.

 10시에 10분간 실시한 소등행사에는 731세대 중 577세대가 소등에 참여해서 소등율은 거의 80%에 달해서 매우 뿌듯했습니다.

그 결과 7.52kg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를 누렸습니다.

오늘이 3회 째인데 주민들의 참여율은 더 높아질 것 같고요, 소등율도 더 높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으신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오늘  소등한 아파트를 밝혀줄 풍등 만들기 체험의 손길도 분주하다.

아들의 소원을 적는 걸 도와주는 아버지의 손길도 든든한 이런 체험은 가족간의 화합도 도모한다.

 

 

특히 이번 행사는 '절전으로 자연을 살리자.'

는 취지를 가지고 하는 행사라 전기를 아끼는 모습이 역력하다.

공연이나 체험부스도 밝지 않고 어두컴컴한 것이 특징이다

 

 

 

8시가 넘자 동 대항 줄넘기 대회가 펼쳐진다.

7명이 한조를 이뤄 함께 뛰는 줄넘기로

선수인 어린이들도 응원을 하는 친구들도 모두가 한 마음이다.

이런 단결이 이 아파트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것 같다.

 

 

 

밤은 점점 깊어가고 드디어 공연이 시작된다.

모든 공연은 재능기부로 이루어졌다.

유명한 연예인이 출연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공연보다 한호는 컸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댄서들은 아니고 동네 언니들이지만 

포미닛의 '이름이 뭐예요?'에 맞춰서 춤을 추는 열정에 주민들은 자릴 뜰 줄 모른다.

 

 

 

마지막 공연으로 연세 지긋한 분들의 섹스폰 연주를 듣는다. 

아름다운 선율에 주민들은 여름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아이들의 눈에서도 잠이 멀어졌다.

 

 

 

 

9시 50분, 공용전기가 소등되고

주민들은 자연을 살리려는 마음과 가족의 소망이 담긴 풍등을 날린다.

그 마음들을 아는지 풍등은 멀리멀리 하늘로 날아간다.

 

 

 

 

10시, 드디어 오늘의 하일라이트 소하휴먼시아 5단지 13개동 731세대의 소등이 시작된다.

왼쪽에 있는  불이 없는 아파트가 휴먼시아 510동이고 오른 쪽 환하게 불이 켜진 곳이 금호아파트이다.

이번에도 80%가 넘는 가구가 소등을 한 것 같다.

앞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주민참여율은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당국인 광명시청 환경과나 주최를 하는 푸른광명21실천협으회, 주관을 하는 아파트 추빈협의회가 목표하는

10kg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이루는 날이 올 것이다.

 

 

10분의 짧은 소등으로 10kg의 이산화탄소 절감, 절대로 작은 것이 아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전국의 아파트들이 동참한다면 그 효과는 클 것이다.

그런 날이 오면 우리는 도시에서도 별을 보는 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더운 날에 몇 시간 사진 찍는 것이 힘든다.' 생각했더니 보람있어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