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연

밥퍼 목사의 사랑이야기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8. 12. 06:39

 

서울시 시민기자 지원을 했다.

그런데 아직 기사도 올리지 않았는데 벌써 선물이 도착했다.

이벤트에 당첨  되었단다,

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 주는 사랑' 초대권이다.

오랜만에 하는 문화생활이라  지난 7일 저녁 8시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고 상쾌했다.

그렇게 밥퍼 목사의 사랑을 접하게 되었다.

 

 

 

 

 

 

 

카페 쉘부르에서 기타를 튕기던 자유로운 영혼이 밥 600만 그릇의 기적,

청량리 노숙자들의 친구 밥퍼 목사로 거듭나기까지 최일도 목사의 이야기를 그리는

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 주는 사랑'세종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있었다.

7일에는 최일도 목사역은 강필석씨가 그의 아내 김연수역은 유미씨가 맡았다.

 

 

 

 

 

 

서울시뮤지컬단의 2013년 정기공연인 이번 공연은

최일도 목사의 저서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다.

 험난하고 척박한 청량리에서 무료급식 봉사 활동에 매진해온 목사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이 사람들을 어떻게 바꾸는지, 나눔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말한다.

1막은 신학도인 최일도와 수녀인 김연수의 사랑과 결혼을 주제로 진행된다.

유신철폐를 외치는 시위대의 함성소리로 소란스러운 그 때, 청년 최일도는 시인이자 수녀인 김연수를 만나 한눈에 반한다.

그러나 수녀의 길을 지키기 위해 연수는 흔들리는 마음을 뒤로 한 체 돌아선다.

그러나 일 년이 넘도록 연수를 진심으로 그리워하는 일도의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연수는 일도와 결혼을 한다.
 
2막에서는 청량리 588거리의 매춘부, 노숙자 등 ‘청량리’라는 장소가 만들어내는 인물들의 비참하고도 남루한 이야기로 무게 중심을 이동한다.

꿈을 품고 서울로 상경한 향숙은 어느새 ‘청량리의 여인’이 되어있고, 노숙자들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하루가 멀게 죽어간다.

이를 본 일도는 청량리의 아침에 밥과 식판을 실은 리어카를 끌고 와 밥을 나눠준다.

이 작은 나눔이 향숙에게는 잊고 살던 꿈을 되살려주었고, 경계심과 패배감으로 가득했던 노숙자들에게는 희망찬 하루를 선물한다.

 

 

 

 

 2막부터 이 극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많아진다.

매춘부 향숙의 잃어버린 꿈, 희망과 내일이 없는 청량리, 사람 한 명쯤 죽어나가는 건 아무 일도 아닌 배고픈 노숙자들의 삶….

그렇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려다보니 지루한 감이 있어서 잠시 깜빡 조는 실례도 범했다. 

최일도 목사 부부의 생애를 통해 보여주려던 ‘나눔과 희생’에 좀 더 집중됐다면 더 좋았을 것같다.

 

 

 

 

 

그러나 이 뮤지컬은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말한다.

어떤 역경에서도 밥을 푸는 최일도 목사의 꿋꿋함과 사랑에 마음이 든든하다.

희망이 없는 땅에 빛줄기를 내리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외로움을 채워주는 일. 어쩌면 향숙은 꿈을 잃고 꿈이 고팠을 지도 모른다.

천대와 천시 속에 살던 노숙자들은 관심이 고팠을 지도 모른다.

 외로움을 이해하는 것, 그 것이 이 뮤지컬이 말하는 사랑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평일 저녁 시간에도 사람들로 붐비는 공연장은 뮤지컬의 감동을 말해주고 있었다. 

각자 가슴에 주변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외로움을 이해하려는 사랑의 싹 하나쯤 안고 돌아갔을 것 같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랑의 싹을 안고 돌아왔다.

그 싹을 틔우는 첫 번째 걸음으로 더운 여름날 식사라도 제대로 하고 계시는지 어머님께 전화를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