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해 저물녘녁에 도덕산을 마지막으로 오른다고 올랐습니다.
사년이 가깝게 이곳을 들락거리며 살았고
가을은 네 번씩이나 보냈지만 정작 단풍 물 뚝뚝 떨어지는 날에는 한 번도 이곳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덕산의 단풍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걸 어제야 알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덕산에 작별을 고하고 떠나야 될 것 같아 오른 산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
보지 못하고 갔으면 도덕산의 진면목 하나를 모르고 갈 뻔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선물로 작별을 고하는 광명이라고 생각하니
이 단풍 든 산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을 보고 시 한 수 읊조리지 않는다면 예의가 아니겠지요.
단풍
이상국
나무는 할 말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잎잎이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
봄에 겨우 만났는데
가을에 헤어져야한다니
슬픔으로 몸이 뜨거운 것이다
그래서 물감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계곡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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