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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길따라, 능선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한 김포 평화누리길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11. 7. 06:36

 

김포 평화누리길 첫 번째길 중 대명항에서 손돌묘까지 걸었습니다.

왕복 5Km 가까운  흙길따라 , 능선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한 길이었습니다.

 

 

그럼 제가 걸은 길을 함께 걸어보실까요.

 

대명항 주차장에 무료로 차를 세워놓고 어시장을 구경하고 난 다음에 어디로 갈까하고 눈을 한 바퀴  돌리니 함상공원이 보입니다.

바닷가에 왔으니 함정에 꾸민 공원은 어떤지 구경하려고 매표소로 갔더니 입장료가 3,000원이나 합니다.

그래서 발길을 틀어 오른쪽 뱃머리 쪽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이런 안내판이 있습니다.

평화누리길이라니 무슨 길이든지 길이 있겠다 싶어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김포 평화누리길 안내판이 있습니다.

바다도 보이고 몇 해 전에 갔던 유서 깊고 아름다운 덕포진도 볼 수 있는 길이랍니다.

우리는 첫 번째 길 중에서 덕포진을 지나 손돌묘까지 갔다 오기로 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잠깐 김포 평화누리길에 대해 알아보고 가겠습니다. 

 

 

 

 

안내판을 지나서 걸어 들어가 보니 DMZ 철책 너머로 바다가 보입니다.

예전 같으면 일반인들이 꿈도 꾸지 못할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합니다.

 

 

 

 

철책을 따라 나있는 길을 걷다가 보면 평화를 염원하는 조각물들을 만납니다.

제목도 '평화의 노래' 와 '평화의 바람' 입니다.

저도 빨리 이런 철책들이 없는 평화스러운 나라가 되길 염원하며 길을 걷습니다.

 

 

 

 

 

평화롭고 풍요로운 들판과 반공 교육을 철저하게 받고 자란 제 눈에는 조금은 무시무시한 감시초소가 공존하는 길, 김포 평화누리길,

그곳을 걷는 사람들은 너무도 평화롭습니다.

자기가 걷는 길이 DMZ를 따라 걷는 길이라는 것은 염두에도 없어 보입니다.

 

 

 

 

 

 

느릿느릿 구경하며 한 20분쯤을 걸었더니 벌써 덕포진 <가>포대 지역에 도착했습니다.

임진왜란의 쓰라린 체험을 겪은 후에 조성 된 덕포진의 잘 정비된 7개의 포대는 이제  포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그곳을 여유롭게 걷는 사람들이 있는 모습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원의  조형물로 보입니다.

 

 

덕포진에 관한 자세한 포스팅은 여기에 있습니다.

역사도 공부하고 운동도 할 수 있는 덕포진

 

 

 

 

 

 

 

 

사적 제292호인 덕포진 사적지는 오르락내리락하는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이 일품입니다.

<가>포대에서 <나>포대를 오르는 길도 그 능선들이 아름답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입니다.

이런 길을 햇살 카랑카랑하게 쏟아지는 날 걷는 것도 크나큰 행복이란 생각이 듭니다.

어디 능선만 아름다울까요?

능선을 걷다가 아래를 내려다보면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저 모습은 또 어떻고요.

 

 

 

 

 

 

<나>포대에서 <다>포대로 이어지는 길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모습을 금방 보았는데도 또 보고 싶어서 걷다가 자꾸 뒤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이런 아름다운 길을 뒤돌아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더 이상하겠지요?

 

 

 

 

 

<다>포대를 지나 올라가다보니 정자 같기도 하고 큰 원두막같기도 한 기와집 한 채가 보입니다.

파수청 건물입니다.

파수청 중심에는 각 포대에 공급할 불씨를 보관하던 화덕도 보이네요.

발굴 당시에는 동, 서면이 석벽으로 둘러 쌓여있었답니다.

듣고 보니 그렇네요.

이렇게 휑해서야 어떻게 불씨를 보관했겠어요.

 

 

 

파수청에서 빤히 보이는 능선을 따라 훌쩍 올라가 언덕에 서니 손돌목이 보입니다.

인천 앞바다에서 마포나루까지 올라가려면 반드시 거쳐야하는 길목인 손돌목은

평상시에는 세곡미를 운반하는 뱃길로 이용되었으나 전시에는 적을 방어하는 진지로 사용되었답니다.

손돌목의 좁은 해협이 천혜의 요충지로 충분해 보입니다.

 

 

 

 

손돌묘

 

손돌목이 보이는 언덕에 있는 손돌묘가 있게 된 배경이랍니다. 

 

손돌목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손돌을 기리며 다시 발길을 돌려 대명항으로 돌아옵니다.

 


 

 

 

 

돌아오는 길도 역시 아름다운 능선입니다.

 덕포진 사적지가 있는 이 길은 단풍 드는 이 계절도 좋지만

봄 새잎 파릇파릇한 날도 너무도 아름다울 것 같고 녹음방초 우거진 여름에 걸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눈 내린 겨울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싶네요.

저 능선과 포대 지붕이 눈 하얗게 이고 있는 모습은 생각만해도 짜릿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가을 햇살  따스한 날에 걸은 김포 평화누리길은 철조망만 보이지 않으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트래킹 길은 없을 것 같습니다.

쉬엄쉬엄 걷다가 쉬고 싶으면 벤취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낮잠을 즐기고 싶다면 평상에서 한 숨 단잠을 자도 좋을 곳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걷는다면 역사공부도 하고,

특히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걸으면 그동안 쌓인 피로가 말끔하게 씻길 것 같고.

친구들과함께 걷는다면 우정이 돈독해져서 올 수 있는 이 아름다운 길에 철조망이 없어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