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지병이 있으니 치료가 어럽네요.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11. 27. 09:12

 

 

 

어머님이 입원하신지 열흘이 되는 날 아침

 이곳 안동에도 첫눈이 펑펑 내립니다.

이 눈이 어머님의 모든 병을 덮어주길 바라며 글 올립니다.

 

 

 

 

 

그동안 병원과 집을 드나들면서 김치냉장고 가득 김장도 하고,

물김치도 한 단지 해서 땅에 묻고,

곤짠지(무말랭이)도 썰어 말리고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보냈습니다.

이제 조금 한가해지나 싶더니 어제는 병원의 남편으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님이 췌장염이 와서 오후에 중환자실로 가셔야할 것 같다고 합니다.

부랴부랴 집 안을 정리해놓고 병원으로 왔습니다. 

 

 

 

 

 

병원에 와보니 어머님은 원래 무릎 수술하고 염증을 씻어낸다고 달아 둔 호스 외에

그저께 달지 않았던 소변줄에

항생제 주사액에 다가 췌장염 주사액,

속 메슥거리는 주사액,

 온통 주사액과 호스로 둘러쌓여 있었습니다.

 

 

 

 

 

지난 목요일 무릎염증 수술을 하고 나서 괜찮아지는가 싶더니 이것저것 더 많은 치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어머님은 지병인 부정맥과 신장염에다

무릎에 염증까지 겹친 것만해도 힘드신데 췌장염까지 겹쳐서 혹시 호흡 곤란이 올 수도 있어서 중환자실로 가시라고 하셨답니다.

 

 

 

 

 

 

 

어머님이 처음 편찮으시다고 하셔서 내려와 보니 어머님의 무릎은 많이 부어있었습니다.

그동안 오른쪽 발등이 좀 불편하기는 하셨지만 갑자기 무릎이 그렇게 많이 부은 이유는 이틀 전에 한의원을 가서 침을 맞고 난 후 랍니다.

집에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는데

그날 저녁부터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이틀이 지난 후에는 진통제를 드시지 않고는 통증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편찮아 지셨고

급기야는 화장실도 가시지 못하고 우리에게 연락을 하신 것입니다.

 

 

 

 

 

 

 

급히 내려와서 안동에 있는 종합병원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았더니 무릎에 염증이 생겨서 그렇답니다.

진찰실에서 손가락 네 개 정도 굵기의 주사기로 하나가 넘게 고름을 빼냈거든요.

그래서 원인이 뭐냐고 물었더니 아직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으나

외부에서 균이 들어가서 염증이 생길 수도 있고 안에서 다른 원인으로 생길수도 있으니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해 검사를 해보자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촬영과 검사에다 MRI 촬영까지 했습니다.

 

 

 

 

 

 

 

그런결과 어머님은 기존의 퇴행성 관절염에다 통풍성관절염이 있는 상태에서 균이 생겨서 그렇게 심한 염증이 생겼답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염증이 뼈에까지 옮은 것이 아니라서 천만다행이랍니다.

그래서 지난 주에 며칠 간 항생제로 염증치료를 했습니다만 차도가 별로 없어서 무릎에서 염증을 씻어내는 수술을 하고

지금은 약물 치료와 함께 무릎에 호스를 끼워 염증을 씻어내고 있는 중인데 엎친데덮친 격으로 또 췌장염이 온 것입니다.

 

 

 

 

 

 

 사람의 몸이 기계와 같아서 85년을 썼으니 닳고 닳아 고장이 날만도 하지만 쉬이 치료가 되지 않는 것은 어머님의 지병인 부정맥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연세 드셔서 면역력도 떨어지니 이런저런 병에 노출되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러고 이번 무릎 수술을 하고 나니 지혈을 위해 심장약을 줄이자 복부에 문제가 생기고 호흡도 좀 곤란해지는 상태에서 췌장염이 생기니 급기야는 의사선생님이 중환자실 얘기를 한 것입니다.

어머님은 많은 통증이 있지만 정신도 맑은데 중환자실에 가시면 정신적 충격이 심할 것 같아 입원실에서 치료를 하시다가 급한 사황이 발생하면 응급실로 옮기기로 하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코로 호스를 넣어 내장 분비물을 빼내는 치료와 약물치료를 겸했더니 아침에는 배도 좀 가라앉고 통증도 한층 덜해졌습니다.

 

 

 

 

 

여러 이웃분들도 젊으셨을 때 건강에 신경을 쓰셔서 우리 어머님처럼 지병이 없는 노년을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몸은 어느 부위를 따로 뚝 떼어내서 분리할 수가 없으니 한 곳이 고장나면 연쇄적으로 다른 곳도 고장나기 쉽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