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꿈을 접다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12. 3. 06:20

 

 

방학을 맞은 막내와 함께하는 유럽여행은 한동안 저를 꿈에 부풀게 했습니다.

최초의 유럽여행을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으로 결정할 때부터 그 꿈은 정말 황홀했지요.

  그 나라의 오랜 전통이 남아있는 곳을 가보자며 계획을 세울 때부터

벌써 저는 영국의 코츠월드나 남불의 아를이나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서성였지요.

그런데 그 꿈을 며칠 전에 접었습니다.

 

 

 

 

 

 

어머님이 중환자실로 가실 수도 있다는 말을 의사선생님으로 부터 들은 후이지요.

중환자실로 가시면 퇴원을 하셔도 진작 계획했던 날을 훨씬 넘길 것이고

만약에 그보다 더 불행한 상황이라면

유럽을 돌아다니는 날에 어쩌면 큰일을 치루고 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혼자 영국을 가고

또 거기서 딸을 만나는 날까지 3박 4일을 혼자 여행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입국신고서도 작성해보고

입국심사를 받을 때 어쭙잖은 영어를 주절거리기보다는 "No English" 라는 말을 먼저 뱉으면

입국절차가 훨씬 쉬워진다는 블로그 이웃 쌀점방님의 조언도 듣고 했는데 이제 그것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드디어 항공료 환불신청서를 보내거든요.

 

 

 

이래서 옛날부터 어른이 편해야 온 집안이 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꿈에 그리던 유럽여행을 포기했으니 이래저래 어머님 병수발은 더 힘들어졌습니다.

다행이라면 어머님이 중환자실에는 가시지 않으시고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아무튼 빨리 퇴원이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