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추억의 그림자

가난하면 죄인 취급 받는 세상

렌즈로 보는 세상 2013. 12. 25. 06:31

 

또 한 해가 마무리 되어 간다는 것을 알리는 크리스마스입니다.

예수님 탄생일에 세상의 모든 어려운 사람들에게 축복이 내리길 빌면서 오

늘은 병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올립니다.
병원에 오래 있다 보니 이런 저런 환자들을 만납니다.
연세가 드셔서 후손들의 봉양을 받으면서 외롭지 않은 병원생활을 하는 환자들이 있는가 하면 
아직 노년기에도 접어들지 않은 50대에 벌써 여러 가지 병이 들어 어렵게 병원생활 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다복한 노인이야 몸이 불편한 것 외에는 별 걱정 없는 노후를 보내고 있지만

 몸에는 병이 있는데 가진 돈까지 없는 환자를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습니다.

 

 

 

 

어머님이 계시는 병동에는 만성 기관지염(?)에 심부전증, 거기다  교통사고까지 당한 환자가 있습니다.
아직 60도 채 안된 그 환자는 피골이 상접했다 싶게 메마른 몸에 콜록거리는 기침, 

호흡 곤란까지 있어서 코에는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를 병문안 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유일하게 병실로 병문안을 온 사돈이라는 분은 

아는 간호 팀장에게 당신의 사돈이라고 말하는 것이 창피한 지 
"제가 아는 분인데 잘 봐 주세요."
라면서  다른 사람이 보는 데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이야기 합니다. 
듣는 사람들이 불편한데  그 환자는 얼마나기분이 상했겠어요?

나중에 그 환자가 하는 말이 자기는 몸도 아픈데다 돈이 없어서 아들이 결혼을 할 때도 

돈 한 푼 내놓지 못하고 사돈이 그들이 살 집을 마련해주었답니다.
그러니 사돈이 돈 없고 건강도 형편없이 약해져서 

이렇게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게 맘에 들지 않아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답니다.

 

 

 

 

그 환자는 젊어서 남편을 잃고 혼자서 형제를 공부 시켜서 지금은 각자 밥벌이를 하고 있답니다.

원래부터 가난한데다 남편이 돌아가시고 이일 저일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보니 자신의 건강은 돌볼 틈이 없었답니다.
그런 사이에 건강은 점점 악화되었고 배에 복수가 차고 호흡이 곤란해져서 

병원을 찾아 심부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답니다.
 그래서 이제는 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자녀들의 도움으로 병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니 그 환자는 자주 멍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립니다.
"얼른 밤새 깜빡 죽었으면 좋겠다."고요

 

 

 

 

가난이 자랑은 아니지만 죄 또한 아닙니다.

 열심히 일했지만 어렵게 노년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만도 서러운데

주변에서 라도 좀 배려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긴 그 사돈의 입장에서 보면 돈 없는 집에 딸을 시집보낸 것만도 분통이 터질 터인데

병원비까지 들어가게 하는 사돈이 원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어디 병들어 운신이 자유롭지 않은 환자만 하겠습니까?